남편에게 쓰는 편지

모건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을 읽고

by 노정희

늘 고마운 나의 동지, 사랑하는 당신에게..


먼저 나는 낮술 하지도 않았고, 사고 치지도 않았음을 먼저 밝힙니다.

(제 남편은 제가 갑자기 친절해지면 낮술 했거나 사고 친 게 있는지 의심부터 합니다. ;;;)


주말마다 전주에서 부산을 왔다 갔다 하느라 힘드시죠?

주중에는 회사일에... 주말에는 집안일에...
책 한 권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으실 것 같아서,

최근에 완독 한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모아

남편에게 편지의 형태로 쓰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매번 내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릴 때마다 제일 먼저 달려와서 읽고 답글 달아줘서 고마워요.

당신의 그런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어서 이번 브런치 스토리는 색다르게 기획해 보았습니다.

잔소리하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가 부부라는 인연으로 만나 평생 함께 해야 할 공동의 숙제는 바로 두 가지, 아이들과 돈이죠.


돈의 심리학은 그중 두 번째인 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투자는 금융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공부입니다. 돈 문제는 결국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 습관, 욕망 같은 것과 더 깊은 관련이 있더라고요.


제가 공학에서 금융으로 전공을 변경한 이유 중 하나는 금융지식이 부와 연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금융 지식이 많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꾸준한 행동'이 부를 만듭니다. 한 방을 노리는 게 아니라, 그냥 조용히, 묵묵히, 성실하게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거죠.


우리는 종종 ‘내가 이렇게 해서 성공했어’라고 믿지만, 사실 그 뒤에는 우연과 행운이 크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실패해도 너무 자책할 필요도, 성공해도 너무 자만할 필요도 없습니다. '리스크와 행운은 같은 뿌리에서 자란다.' 모건 하우절의 이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까지가 나의 능력이며, 어디부터가 리스크인지는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어요. 성공에 행운이 크게 작용했음을 인정한다면, 실패했을 때 리스크의 존재를 받아들여 스스로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됩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중요한 것을 거는 것은 정말 미친 짓입니다. 우리 삶에서 진짜 소중한 것은 시간, 자유, 가족, 친구, 사랑, 행복입니다. 돈은 소중한 것을 지키는 데 써야지 잃는 데 쓰이면 안 되겠지요.

‘더 벌어야 해’라는 조급함보다 충분하다는 감각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시간과 복리의 힘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훨씬 더 강합니다.


워런 버핏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어린 시절부터 투자해서 90세가 넘은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하죠. 버핏의 마법은 바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그리고 살아남기만 하면 결국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살아남기'. 파산하지만 않는다면 결국엔 복리의 힘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큰 성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럭저럭 한 수준의 성과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기만 한다면 결국엔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건 커리어나 공부에서도 통하는 보편적인 진리인 것 같아요.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검소한 생활, 유연한 사고와 외부의 상황이 나쁠 때 만족하며 살 수 있는 힘도 여기에 해당될 것 같네요. 만족하며 사는 건 우리 둘 다 잘하는 것 같아요.


부자가 되는 것과 부자로 남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부자가 되려면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만, 부자로 남으려면 정반대의 능력을 요합니다. 검소해야 하고, 돈을 벌 때만큼이나 돈이 빨리 사라질 수 있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검소함과 절제, 겸손이 필요합니다. 돈을 버는 능력과 지키는 능력은 별개입니다. 어떨 때는 벌어들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세상은 늘 변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세상은 같은 상태로 오래 머물지 않아요.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번개 치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도 있죠. 저축은 이러한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패' 같은 거죠.


용돈이 생기면 써버리기 바쁜 우리 민제에게도 '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내가 멋진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사람들은 나를 존경하는 건 아니라 그냥 차만 부러워할 뿐이죠. 사람들은 멋진 차를 바라보지, 그 차의 주인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페라리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 대한 확실한 사실은 그가 부자인 것이 아니라 페라리를 구매하기 전보다 그의 부가 페라리 구매금액만큼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바로 페라리의 역설입니다.


진짜 부는 소비하지 않고 남겨둔 것으로, 미래를 위한 선택권과 자유를 만들어 줍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고 축복입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합니다. 돈의 진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낙관과 동시에 현재에 대한 경계심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세상은 단기적으로는 혼란스럽고 비관적인 뉴스가 넘쳐나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해 왔어요. 다만 그 성장의 속도가 너무 느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죠. 이처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믿는 낙천주의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단기적인 위기와 리스크에 대비하는 편집증적 신중함은 오래 버티게 해 줍니다. 실패와 손실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기에 단기적으로는 조심스럽게 움직이되, 결국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세상의 변화를 믿고 기다리는 태도가 필요해요. 이 두 가지 태도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모건 하우절이 『돈의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저축, 인내심, 낙관주의.

이 세 가지가 장기적으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끈다는 거예요.


세상은 예상하지 못한 일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완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리스크를 인정하고, 흔들리지 않고 기다리고,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돈의 심리학은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이에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둘이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왠지 당신은 거부할 것 같지만요.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


겉은 철없어 보이지만 속은 다 생각과 계획이 있는 아내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화이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