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줄넘기198일째
문득 거꾸로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시도.
줄을 발가락 앞 쪽에 정갈하게 두고 자신 있게 줄을 돌리며 점프했다.
아야! 줄이 머리를 한 대 치고 출렁거리며 떨어졌다.
한 개. 하고 줄이 걸렸다. 집중해도 간신히 3개.
그냥 하던 대로 줄넘기를 시작한다.
거꾸로 한 개도 제대로 못하는 지금의 충격에 당황한 나는 평소보다 더욱더 세차게 줄을 돌렸다.(휙휙휙휙)
줄넘기하며 생각에 잠겼다.
'똑같은 줄인데... 방법만 조금 바꿨을 뿐인데... 단순한 동작인데.. 잘 될 줄 알았는데...'
평소 하는 줄넘기는 자신이 있다. 몸이 가벼운 날은 땅바닥을 딛지 않고 줄을 돌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착각이 들정도로 날아다닌다. 그런 내가 줄에 머리한대 맞고 현재 바보줄넘기된 내 모습에도 얻어맞았다. 겸손해진다. 아... 뭐지... 매일 하던 줄넘기인데 점프도 똑같이 뛰는데 앞 뒤 방향하나 바꿨다고 상황이 이렇게 달라지니 말이다.
자자. 진정하고 하나씩 보자.
우선 팔과 손목이 어색했다. 줄이 넘어올 때 삐뚤빼뚤 난리도 아니다.
손과 발의 박자도 맞지 않는다.
역시 배움은 끝이 없다. 줄넘기를 뒤에서 앞으로만 돌리라는 법은 없기에 한번 시도해 봤는데 이렇게 처절하게 못할 줄이야. 돌리던 습관과 시간이 있었으니 조금은.. 아주 조금은 자연스럽게 될 줄 알았는데 최대 3개라니!! 깨달았으니 이제 거꾸로도 계속 도전해 보겠다.
하나를 넘고 멈춘다. 하나 넘고 쉰다. 천천히 해보자. 새로운 감각을 음미해 보자. 느껴보자.
최진석 교수님의 건너가는 자에 있는 문장이 생각났다.
익숙한 길은 위험하다. 계속 낯선 길로 가야 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
오늘은 3개 했으니 내일은 4개하면된다. 처음 줄넘기할 때 생각이 난다. 이제는 하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할 수 있다!
기다려주세요!
거꾸로 줄넘기도 윙윙윙 돌릴 수 있는!!! 그런 날이 옵니다.(웃음)
길 위. 편하게 직진하면 내가 가려는 상점이 나온다. 걷다가 방향을 틀어 돌아가보았다.
'와... 여기에 이런 공간이 있구나!!!' 낮은 집들이 펜션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는 동네였다. 마치 맑은 개울. 돌에 다슬기들이 붙어있는 것처럼 자유로우면서 예뻤다.
각자의 마당이 있고 바비큐 그릴과 자전거들이 놓여있었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문 앞마당에서 강아지털을 빗겨준다. 다른 집 마당에는 고양이들이 의자에서 손방망이를 품에 넣고 식빵을 굽고 있다. 도시에 이런 풍경집이 있다니 새로운 아침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했다. 생각이 확장된다.
오늘은 새로움을 경험하는 하루였다.
내가 아는 것에서 또 창조하고 한걸음 나아가고 다른 길로도 가보고 돌아도 가보자!
그 후 머리를 몇 번 더 맞고 8개를 성공했다.(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