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로로(프랑스)-2013 작품
소식. 그리고 내공의 깊이.
허리가 곧곧히 세워지고 책을 천천히 덮고 있어요. 차분해진 저를 발견해요. 우아한 몸짓.
건강과 몸매관리에 도움이 될까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철학책을 접한 듯 깨달음과 고요함 그리고 '가벼움'이 저를 감싸고 있어요. 이 분위기는 마치 몽실한 안개가 다가와 제 주위를 감싸더니 마지막 책을 덮는 지금은 의자에 기대 물속에 담근 낚시 찌를 바라보고 있는 듯해요.
조용하고 편안해요.
소식이 건강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잘 알아요.
먹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어버려 이제는 내가 판단하고 중제하고 조절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 비만과 성인병 그리고 정신까지 삶을 송두리째 음식에게 빼앗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이를 이겨 낼 방법의 지혜가 담겨있어요.
시도해 봤어요.
소식을 하려는데 배가 몹시 고프고 무엇보다 기운이 없을 때.
싱싱한 파를 마트에서 사요. 요즘 파가 이렇게 길고 두꺼워요. 약간의 소금물에 파를 삶고 그물을 자기 전 마셔요. 그리고 삶았던 파도 냉장고에 같이 보관해 두고 틈틈이 먹어요. 소식하며 이렇게 마시면 다음날 플라세보 효과인지 배는 고픈데 기운이 있어요. 이틀간 실행하니 배는 들어가면서 에너지 있는 몸이 되는 걸 느꼈어요. 매일 한다면 살이 너무 빠져 무리가 될 것 같아 일주일에 한두 번씩 하기로 계획했어요. 계속해볼게요.
소식과 파의 조합.
서둘러 먹느라 먹는 즐거움을 아주 잠시 밖에 즐기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음식이 혀의 미각돌기에 채 닿지도 않았다면 음식은 이미 지나가 추억에 불과하다.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은 음식자체라기보다 그것을 먹는 방법이다.
저는 배고픔을 못 참아요. 허기질 때는 뵈는 게 없어요. 제가 우아해졌어요. 스스로 이렇게 표현해서 웃기지만 먹는 행동이 아름다워졌어요. 천천히 입속에 음식을 적게 넣고 냠냠 씹고 있어요.
찌가 움직였어요. 낚싯대가 엄청 휘었어요. 몸이 휘청여요. 영차 낚아채요. 와! 대어를 낚았어요!!
그 대어는 '혀의 감각'이에요.
음식을 먹을 때 혀의 앞, 뒤, 양쪽의 감각을 느끼려고 노력하니 입속에 여러 가지 음식을 넣고 씹는 것보다 한 가지씩 넣게 돼요. 그럼 맛이 더 선명하게 나요!! 새로운 발견 기뻐요. 그러니 자연스레 천천히 먹게 되고 제가 쌈을 좋아했는데 쌈을 이만큼 크게 왕창 싸서 먹기보다 음식 하나하나를 집어서 먹게 돼요.
그리고 가장 큰 것은 먹었다는 만족감!!!! 요게 엄청 커요. 적게 먹었는데 만족감이 크니 폭식이 줄었어요.
제가 폭식을 했던 이유가 먹어도 먹어도 만족이 되지 않아서였어요.
만족감을 느끼니 여유로워지고 숟가락도 쉽게 놓아져요. 식사시간이 후다닥 날림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의 행동이 되었어요. 마음과 음식의 연결. 처음 느껴봐요.
이제 마지막에 강조하는 부분이에요. 이 방법은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했어요.
적게 먹기 위해 꼭 해야 할 한 가지는 즐겁게 먹는 것이다.
제대로 된 진짜 두부 한 개를 즐기기 위해 싼 묶음두부는 포기하는 선택.
음식이 많을수록 지혜와 신중함. 초연함을 발휘하자. 너무 간단하다. 왜 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는지 안타깝다. 매 식사가 축제가 되게 하라.
식탁에 앉는 순간을 기대하면 할 수 록 적게 먹을 수 있다.
이 뜻을 계속 곱씹고 깨달았어요. 우선 접시부터 바꿨어요. 도시락김의 봉투를 까서 그대로 플라스틱 안에 있는 김을 먹었었는데 이제는 그것을 접시에 예쁘게 담아요. 모든 음식을 그릇에 담아내고 식사를 시작해요. 오늘의 머그컵은 무엇으로! 그래 빨간 스위스 그림으로. 똑같은 음식인데 더 고급진 음식을 먹는 것 같아요. 행동을 바꾸니 식탁에 앉는 순간이 기대돼요. 식사가 예뻐요.
우리의 소중한 몸과 마음을 위해 소식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과 함께 마음 수련도 도와주는 책이에요.
낚시 찌를 던져보시고 고기가 잡혀도 잡히지 않아도 편안한 자신을 발견하시길 바라요.
그럼 낚시장소로 들어가 볼까요? 책을 펼쳐요. 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