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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진 10시간전

행복=느끼는 것

매일줄넘기88일째

주말 오전.

나의 아침은 주말도 똑같다. 줄넘기 700개를 마치고 책을 펼쳤다.


박웅현 작가님의 '다시 책은 도끼다'를 읽고 있었다.  

줄넘기의 행동과 조화되는 구절을 발견하며 기쁨이 일었다.

'행복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행복=느끼는 것

줄넘기를 하면서 행복하고 만족감의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번뜩 감각을 깨워주는 구절. 나는 그 단어와 문장들 사이를 흘러가는 반짝이는 의미를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다음 페이지를 읽을 수 없었다. 책을 덮었다. 생각했다.


감각을 터뜨려준 감사의 책.


줄넘기 실행 전, 이 문장을 만났다면 '그렇구나'하며 자연스럽고 밋밋하게 지나쳤을 것 같다.


줄넘기의 선물의(19화 연재) 구름과 새들의 응원, 노을의 토닥임, 달빛의 기운, 꽃들, 바람, 사람들 등 다양한 풍경이 내 눈동자에 비치고, 점점 깊게 들어오는 것들의 감각을 떠올렸다. 

나의 몸의 척추를(5화 연재)를 느끼며 줄을 돌렸다. 

아침 요가(11화 연재)로 근육을 깨웠다.


이렇게 하나하나 몸에게 찾아오는 감각을 느끼면서

미세하게 달라지는 은밀한 변화를 알아챘고 자신에게 놀라워했었다. 이때 나의 마음은 외롭지 않았고 행복하기 만한 뭔가로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이거였구나! 즉, 그 행동(줄넘기)에서, 충분히 느끼고 있어서 행복했던 거였구나!


그래서 -나는 확실하게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행복함으로 줄넘기를 했었구나! -지금도 계속하고 싶은 거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감각은 더욱 살아나고 그래서 꾸준히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구나! -행복을 느끼니 포기하지 않고 선순환을 흐름을 만들  있었던 거였구나!


그냥 설렌다. 이 한 문장이 심장에 쾅 도끼질했다. 행복이 무엇인가를 알아채 버린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현재에 집중, 현재를 살아햐 한다, 현재가 선물이라는 말도 '그런가 보다. 맞는 말이지.' 하던 들척지근한 느낌이 아닌 지금에서야 선명하게 이해된다.


현재를 살지 않고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면 지금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있었던, 미래의 아직 느끼지 못하는 시간을, 즉 다른 시간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를 밀어내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해보았다. 줄을 돌린다.

공중에 떠 있다. 줄을 돌리는 전완근을 본다. 근육이 조여옴이 느껴진다. 부풀었다 가라앉는 머리카락, 줄이 넘어오며 빨주노초파남보가 뒤섞인 무지개줄이 눈앞을 스친다. 발에 걸린다. 줄이 꼬인다. 줄과 발끝이 땅에 부딪히며 모닥불 타는 소리가 들린다. 감각이 전해진다. 달빛 아래, 그림자와 함께 줄을 넘는다. 그림자는 깡총깡총 토끼 같다.

한 번의 줄을 넘을 때, 그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이렇게 무궁무진한 행복을 느낄 수 는 감각들이 존재하는구나... 이렇게 뭐든 바라본다면? 인생.. 너무 풍성하다. 살만하다. 행복할 것들이 즉,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자! 그럼 이 깨달음으로 하루를 보내보자. 

샤워를 한다.'움츠려드는 추위에 따뜻한 물이 머리부터 끝까지 흐른다. 녹는다.

손바닥에 바디워시를 짠다. 자몽향이 퍼지며 아카시아 꿀 같다. 향기가 이렇게 상큼했구나.

머리를 헹구며 생을 마친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사이에 낀다. 한가닥 한가닥 소중히 떼어내 본다....... 내일은 조금 더 춥다 했다. 뭐 입고 출근할까? 출근하면 담당자분께 꼭 전화드려야지. 어제 사온 과일을 냉장고에 넣어놨나?...' 앗! 어느 순간 인지 모르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알아차렸다. 와... 깨닫고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생각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들이밀고 이미 들어와 있었다.'내가 여태 살아온 습관과 방식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연습을 해야 하는 거구나'.  


잠들기 전. 눈을 감는다. 까맣다.

문득 생각 든다. 나에게 볼 수 있는 , 들을  는 귀, 건강한 신체를 선물해 주셔서 이렇게 풍성한 감각을 느낄 수 있고 그로 인해 행복하게 하루의 삶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나의 부모님... 이해를 넘어서는 감사함을 느끼며 잠에 든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일 몸은 조금 떨어져 있는 엄마, 아빠에게 전화드려 나의 행복을 전달해 드려야겠다.

모두 느끼는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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