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부터 다큐멘터리를 좋아했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다큐멘터리는 기획 다큐나 특선 다큐가 아니라 인간극장이나 다큐 3일처럼 일반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쪽이다.
현생에 치여 한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지 않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그들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를 우연히 보게 된 이후, '소문난 네 쌍둥이', '날아라 지윤아' 등 인간극장 레전드 편을 순서대로 보는 중이다.
특히 '그들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를 보며 반성을 많이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 일찍부터 서울 테헤란로에서 김밥을 판매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었는데,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살며 서로를 위하는 부부의 모습은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분명 저들보다 많이 갖추고 살며, 편안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더 누리고자 욕심부리고 내 상황에 크고 작은 불만을 갖고 산다는 게 정말이지 너무 부끄러웠다. 나보다 더 잘 나가는 누군가의 삶을 내 삶과 비교하며 부러워하는 모습도 내 욕심의 단면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 같아 정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나는 항상 나보다 높은 위치를 점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도 그들처럼 높아지기를 바라는데, 인간극장에 나온 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다. 경제적으로 빠듯하게 사는 그들은 누구보다도 돈을 우선시하며 살 것 같은데, 오히려 가족애와 사랑을 가장 큰 가치로 두며 현재의 삶에 만족해하며, 감사해한다.
어쩌면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돈이나 권력, 명예 따위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겸손과 지혜, 자족하는 마음 일지도 모르겠다. 가진 게 없으면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헀는데,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귀한 것을 찾는다. 나와 지혜의 깊이가 다른 차원의 사람들인 것 같다.
요즘은 '다시 한번 날아라 지윤아'를 보는데, 지윤 씨 가족의 삶의 모습을 보면 그림 같고 동화 같다. 다운증후군인 지윤 씨와 가족들의 삶이 온통 핑크빛일 리 만무한데, 그들은 대체로 삶이 핑크빛인 사람들처럼 보여진다. 그들은 확실히 행복해 보인다.
인간극장 속 다양한 삶의 군상들을 보며 나는 오늘도 배운다. 남들은 겪지 않는 고난과 역경 속에 살아가면서도 끝내 희망을 놓지 않는 삶의 자세는 나와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필요하다.
요즘 세상은 온통 돈 버는 방법, '걔보다' 잘 나가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며, 그것들이 우리를 행복의 나라로 데려갈 것처럼 세뇌시킨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은 환상에서 이젠 깨어나 깨달을 때다. 누구나 바라는 '행복'에 가까워지는 진짜 방법이 무엇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