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첫인상
우리 회사는 매주 월요일 전 직원이 모여 팀마다, 프로젝트마다 OKR 발표 시간을 갖는다. 이를 통해 진행과정을 공유하고 성과도 공유하며, 서로의 업무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또 다른 이벤트가 함께 열리는데, 매월 첫 주는 대표의 월간 발표와 생일자 축하, 매주 입사 기념일 축하가 있다.
신규 입사자가 있는 경우, 간단한 소개자리를 갖는데, 우리는 이 시간을 상견례라고 부른다. 공식적인 이름은 아니지만 모두들 그 시간을 이렇게 부른다. 간단한 자리라고는 했지만, 라운지의 한가운데에 높은 의자를 두고 앉아 70명이 넘는 사람 앞에 서는 자리는, 실제 당사자가 되면 결코 간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6개월간이나 자리가 채워지지 않았던 우리 팀의 오랜 숙제, 국내 CX 담당자가 입사하던 날, 역시나 상견례를 하기 위해 라운지에 모여 앉았다. 6개월이나 수많은 사람에게 불합격을 주었던 대표는 이 새로운 입사자를 보고는 너무나 괜찮은 사람 같다며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안녕하세요 엘라라고 해요.
생각보다 담담하게, 어쩌면 오히려 즐기는 듯한 얼굴로 그녀가 소개를 시작했다. 어떤 일을 해왔는지, 어떤 일을 기대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MBTI가 뭔지. 으레 새로운 사람에게 물어보던 질문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이어진 취미질문에 그녀가 대답했다.
제 취미는 요가고, 매일 가고 있어요.
그 말에 요가를 하는 다른 팀원과, 요가에 관심 있던 사람들, 매일 하는 취미가 있다는 것에 놀란 사람들까지 꽤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그 반응에 그녀도 더욱 텐션이 올라갔는지 목소리 톤이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꽤 조용조용한 느낌의 첫인상과는 다른 모습에 그녀와 좀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사람, 꽤 웃긴 사람일지도 모르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견례가 무사히 끝나고 점심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알면 알수록 첫인상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사실, 요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TV에서만 보던 운동이었는데, 주 7일이나 요가를 한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나 무심코 말을 건넸다.
엘라, 저도 요가 한 번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