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도래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매스컴은 시선을 돌리려 노력한다. 청소년 범죄도 그 가운데 하나다. 성범죄와 무면허 운전이 쟁점의 단골이다. 대전 무면허 차량 절도사건 청와대 국민청원은 4월 29일 기준 99만8,000여 명이 동의했다. 인천 여중생 성폭행 사건도 40만0474명이다.
사람과 나무는 키우는 정성이 비슷하다. 중국 극동지방에 ‘모소 대나무’라는 희귀종이 있다. 농부들은 듬성듬성 대나무 씨앗을 뿌린다. 온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관리해 키우지만, 대나무는 4년 동안 3cm밖에 자라지 않는다. 지쳐 포기할 무렵인 5년째부터 하루에 30cm 이상 자라서 6주 만에 15m 이상 자란다. 그야말로 폭풍 성장이다. 인고의 기간이 4년이다. 땅속으로 큰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란다. 사람도 그렇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라면서 100번 변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우물 속 두레박과 같다.
기성세대들의 아동기 겨울 놀이는 연 날리고 굴렁쇠 굴리기였다. 썰매나 팽이치기는 삼촌이나 형이 있는 애들 놀이다. 한참을 놀면 손 시리고 배가 고프다. 그때는 논두렁이나 둑에 불 피우고 감자를 구워 먹는다. 어머니는 입가에 묻은 시커먼 껌정을 보고 “바람 부는 날은 감자 먹으면 안 된다.”라고 한다. 그런 날은 저녁 먹고 속이 더부룩해진다. 할머니는 엄지손가락 피를 쓸어 올리고 마디 부분을 실로 묶는다. 그리고 바늘로 손가락을 딴다.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밤이 되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따로 집을 나선다. 어른들은 두 패로 나뉜다. 사랑방 패거리와 골방 패거리다. 사랑방 패거리는 새끼줄을 꼬고 골방 패거리는 화투를 친다. 화투 친 아비의 콧구멍은 시커멓다. 호롱불 그을음 탓이다. 그 시각 아이들은 닭 울음소리를 내고 개 흉내를 낸다. 닭서리를 하는 것이다. 당하는 사람은 “어떤 놈이냐!” 소리만 치고 내다보지는 않는다. 뉘 집 자식인지 안 보고도 안다. 야식 제공 정도로 생각한다.
그 옛날 범죄(서리)는 어른의 묵직한 훈계로 끝났지만, 지금은 법의 심판을 받는다. 독을 약으로 쓰는 것은 독을 언제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있다. 소년범죄에 대한 교화와 엄벌에 대한 공론이 많고 다양한 것은 쓸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전통 사회는 성문법보다 불문법이다. 가을에 밭작물 수확한 자리는 짚을 덮는다. 삭풍이 가라앉고 볕이 따가워지면 덮은 자리에 새순이 돋는다.
‘노마지지(老馬之智)’란 사자성어가 있다. ‘뭐든지 안다고 제아무리 잘난 체해도 그 지혜가 늙은 말이나 개미만도 못한 때가 있다’라는 뜻이다. 눈이 앞으로 있는 동물은 사냥하는 동물이다. 쫓아갈 때는 쫓아가고 따라갈 때는 따라가면 된다. 어렸을 때 가출한 알래스카 흑곰은 사냥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여 야생할 수 없다. 그나마 사람에게 발견된 곰은 평생을 보호시설에서 살지만 발견되지 않은 곰은 죽는다. 사람은 다르다. 한 번 깨우쳐서 모르면 두 번 깨우쳐 주면 된다. 괴로울 때 누군가 손을 잡아주면 힘이 난다.
페티켓을 지키라는 공익광고를 자주 본다. TV에 ‘행복한 동행은 기본’이라는 자막이 뜬다. 문구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페티켓은 반려동물의 펫(Pet)과 예절의 에티켓(Etiquette)이 합쳐진 신조어다. 허풍이라도 좋다. 사람도 반려동물 대하듯 배려하면 된다. 청소년 비행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2020년 7월 1일 새전북신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