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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현 Feb 09. 2024

이십 대의 김서현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면 “삶은 자주 감기에 걸렸고, 나는 때마다 앓았다”라는 글귀가 나를 대변했다.

잘 지내다가도 마음이 흔들릴 때면 며칠씩 앓아눕곤 했는데 내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뀌어서가 아니라

상황은 똑같으나 그걸 생각하는 고민들과 답답함,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럴 때면 몸의 균형을 잃어버린 채 불규칙한 생활패턴으로 비틀대며 건강의 적신호가 켜졌다.

꽤 오래 쉬어가는 과정을 겪어야 했는데 내가 무리해서 트랙을 돌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에게 맞는 적절한 페이스 조절방법과 내가 어떤 달리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단거리인지 장거리인지 들여다봐야 했다.

남들과 똑같이 뛰지 않고 절룩거리면서라도 천천히 나의 속도에 맞춰 호흡이 안정되고 트랙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각자 나름의 루틴대로 안정되게 자신의 삶의 트랙을 이어 나가는 방법들이 보였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고민들은 하루아침에 해결되기를 바랐던 나의 욕심이었지 않았나 싶다.

생각의 전환을 발산시키지 않고 매번 가둬둔 채 괴로워 한 시간들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그런 고민들이 비단 나뿐만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고민이며,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생각의 전환이나 변화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걸 깨달은 후엔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나의 메모장에는 [이십 대의 김서현]이라는 폴더가 있다.

내가 꼭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보고 상상하는 행복회로 같은 공간이다.

이루고자 하는 계획과 생각은 추가되기도 하고 때론 생각만 해두었다가 금세 마음이 바뀌어 쉽게 버려지기도 한다.

틈틈이 메모해 놓고 잠들기 전 한 번씩 읽어보는 시간을 가질 땐, 하루종일 바쁘게 사느라 잊고 있었던 내 가치관과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나’라는 사람을 다시 일깨워준다.

그게 얼마나 큰 다독임이 되는지.

MZ세대,라고 하지만 그 의미를 들여다보면 ‘개인의 세대’, ‘자기주장이 확실한 세대’라는 의미를 굳이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의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몸부림을 어느 누가 알아주거나, 응원해 주거나,

쉬이 ‘어디 한 번 네 마음대로 해 보라’ 다독여주는 이들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더 이상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간다거나, 전공에 맞춰 취직을 한다는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의 고민들에서부터 시작된다.

A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B에 더 관심이 갈 수 있고, 나의 부캐는 A와 B가 모여 C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작년까지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향수 세일즈였다.

향수를 좋아해서 백화점 근무를 시작했지만,

인테리어와 공간 연출에 더 관심이 있었고,

관심은 생각의 확장이 되어 나의 작업실을 만들었다.

그 공간에서 다양하게 내 취향들로 공간 연출을 시작했다.

그 장점들을 살리면 “취향에 맞는 공간 디자이너를 꿈꾸는 향수 세일즈” 또는 훗날 공간 연출을 시작해 ‘향수’라는 품목을 연출시킬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람을 만날 때 눈에 보이는 무언가에 정의를 두지 않는다.

<직업>으로만 특정 짓지 않는 다양한 매력들을 함께 공유하며 생각과 취향들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걸 알아가고 싶다.


나의 생각들과 행동들에 책임감을 느끼고 수많은 선택들이 모여 나 다운 결정들을 할 때, 작은 내가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내일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느끼기도 하고 잘하고 싶다는 부담감에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나름대로 취향을 또렷이 찾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에.

N잡러들도 많고, 직업이 다양한 이 시대, 언제든 꿈꾸는 무언가가 될 수 있는 시기,

온라인과 수많은 콘텐츠에 노출되어 좋은 방향으로 자기 계발에 최적화된 세대,

이 시기에 나의 이십 대를 보내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더 단단해지는 방법은,

좋은 루틴이 습관이 되어 나를 만들어갈 때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꾸준히 무언가 해나갈 뚝심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모닝 스트레칭, 샤워,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관리, 편식하지 않는 독서습관, 나의 생활반경 정리정돈 등과 같은 사소한 것들에서 시작된다.


나를 사랑하며 내 삶을 꾸려가는 방법에는,

누군가에게 다 내어줄 것 같은 사랑으로 자신을 사랑하기였다.

스마트폰에 이끌려 밤새우지 말고, 폭식을 부를 것 같은 숱한 야식과 음주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기.

마음이 힘들면 언제든지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공원을 거닐기 등 내가 찾은 방법들이다.


마음이란 게 참 약해서, 다이어트처럼 요요가 올 때가 있다.

잘 참고 있는 식욕이 터지면 폭식을 하듯이

평소에 나의 감정이 터지지 않도록 미리 컨트롤을 하는 것이다. 감정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내면이 건강한 나를 잘 가꾸며 살아야지!

다들 이십 대에 마음껏 하고 싶은 걸 해봐야 후회가 없는 삶이라고 한다. 삼십 대엔 또 다른 고민이 있고, 그 후도 마찬가지라며 말이다.

현재의 나는 더 다채롭게, 흔들리지만 결국 헤쳐나가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십 대의 김서현]이란 폴더엔 어떤 영감들로 가득 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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