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가 온통 연초록빛으로 새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봄은 변신의 여왕 같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행복감을 갖게 만들어 준다.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최고의 선물 같아 마음이 흡족하다. 이 좋은 계절에 글 한편 마음 편히 못 쓰고, 무기력하게 흘러 보내는 시간들이 안타까워 오늘은 어떻게 해서라도 글을 한편 써야겠다는 다짐으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인생의 시간은 누구나 똑같이 정해져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시간의 제약을 받으며 살아내야 하는 가엽은 존재다. 이 시간들을 어떻게 조절해서 사용하는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성공과 실패의 삶을 평가받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만약 시간을 지배할 수만 있다면 제일 부러운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시간을 이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시간이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도 없고, 거슬러 갈 수도 없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은 누구나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이다. 하루라는 시간을 살펴보면 큰 덩어리와 작은 덩어리로 나누어져 있다. 큰 덩어리는 큰 덩어리대로 알차게 사용해야 한다. 근데 문제는 작은 덩어리 즉, 자투리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따라 판가름이 난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투리 시간들을 잘 활용한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보니 2 달이라는 병가가 주어졌다. 직장 생활하면서 2달은 황금 같은 시간들이다. 인생이라는 큰 덩어리에서 2달은 작은 조각이지만 나에게는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들임이 틀림없다. 일단 잘 쉬면서 몸을 빨리 회복해야 하는 큰 숙제가 있다. 퇴직 때까지 무사히 마무리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다.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없다. 너무 바쁘다. 여유를 갖고 싶다는 말을 수없이 했지만 막상 여유가 생기니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라는 생각으로 할 일을 미루게 된다. 이것이 실패로 가는 지름길임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후회는 남는 게 인생이 아닌가. 조금은 아리고, 그러다가 눈부시고, 또 조금은 낯설게 하면서 말이다.
올해는 두 가지 목표를 주안점에 두고 있다. 하나는 등단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제까지 하지 않은 분야 합창을 배우는 일이다. 만만하지 않지만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긴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이제 두 번 모여 연습했는데 막막하다. 글쓰기에서 배운 끈기와 인내라는 무기로 노력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는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서 성취라는 맛을 보고 나면 다른 분야에도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조금 더 빨리 했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힘이 쏟는다. 지난날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왜 그리 하기가 싫었는지!! 도전해 보지도 않고 재능이 없으니 나 같은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합리화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참 바보스럽다.
나이가 든 분들이 삶을 풍성하게 살아내는 걸 보면 젊을 때 느끼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꿈들이 많았었기에 더 열심을 내어 살아가는 것 같다. 생의 종착역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삶의 대한 애착이 더 커지는 모습들을 본다. 나도 그래서일까?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귀하게 느껴진다. 내 나이 중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등산에 비하면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삶의 자세를 더 진지하고 깊이 있게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래야 늦게라도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거 같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