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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운 Oct 03. 2024

2, 글쓰기는 치유다

오늘도 글쓰기 여정을 벅찬 가슴으로 담담히 담아내려 애쓰는 중이다. 내가 쓴 글들을 누군가가 맛있게 읽어주면 글쓰기가 흥미롭고 즐겁다. 다, 맵다, 짜다, 싱겁다. 반응들은 글쓰기에 도움이 되고 다음 글에도 정성이 깃들게 만든다. 진심이 담긴 글은 울림을 갖고 또 다른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있는 거 같다. 는 글쓰기를 나누려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에 글을 써 올린다. 많은 이들이 글을 읽고 도전을 받았다는 얘기들을 해었다.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선, 후배를 비롯해 친구, 지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 거 같아 조금이나마 기쁨과 위안이 된다. 처음부터 이렇게 된 건 아니었다. 글을 어떻게 쓰는지도 몰라 그냥 하고픈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낸 기억들이 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공감해 주었다. 거짓말 같지만 미친 사람처럼 글을 쓰는 일에 몰두해서 빠져 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먹지도 자지도 않고, 줄곧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까?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을 맨땅에 헤딩하듯 연결시켰다. 그렇게 4년을 걸쳐 글을 썼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해주고픈 말이 있다. 혹여나 고통과, 아픔, 우울증, 불면증 같은 시련을 겪고 계신 분들이 다면 글을 쓰라고 권유드리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가 경험하고 체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받은 상처와 사랑하는 가족 7명을 몇 년에 걸쳐 잃는 아픔을 겪고 나니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약물 치료도 해보고, 수면제도 복용도 해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누군가가 걷기를 하면 좋아진다고 해서 시공간을 초월한 사람처럼 걷기를 해보았지만 그것도 효과는 별로였다.


우연히 작가 한 분을 만났는데 글을 써보라고 적극 추천했다. 52년을 살아오면서 글을 써 본 적도 없고, 글 쓸 이유가 없는 삶이었다. 나에게는 어울리지도 않고 가당치 않는 일이었다.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일기도 써 본 적이 없는 난 어설픈 수준으로 지난 과거를 하나씩 소환해 공개했다.

글을 쓰는 동안 아픔이 되살아나면서 힘든 시간들도 있었다. 과거의 수많은 상처 때문인지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쓰면 쓸수록  아픔들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우울증과 불면증이 회복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너무나 신기했다. 저같이 과거의 아픔을 통해 트라우마와 싸우고 계시는 분이나, 우울증이나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글쓰기를 꼭 추천해 드리고 싶다.  


‘말과 글 사이, 마음과 글 사이, 사람과 글 사이’를 오갈 수 있는 그날을 향해 무언가에 기대어서라도 뚜벅뚜벅 걸어가는 법을 고민하고 노력하는 중이다.

글쓰기를 업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지만, 글을 써 책을 내보겠다는 생각을 야무지게 한 적은 있다. 매일 쓰지만 진짜 내가 하고픈 생각과 감정들을 글로 표현해 내기에는 아직은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설익은 밥이라고 해야 옳은 표현이 아닐까 싶다. 잘나 보이는 글이라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나의 보잘것없는 밑천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 수두룩하다. 어쩌면 너덜너덜한 쓰레기에 불과한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글을 쓰면 매일 새로워지는 날 발견한다. 이제껏 살면서 도전이란 걸 모르고 살았지 않았나 싶다. ‘해보지도 않고 안 될 거야.’, ‘못해’, 그냥 살자.’ 이런 생각들이 팽팽하게 지배하고 있었다. 또 특별한 재능도 없고 뭘 잘하는 지도 모르겠고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도 없는 인생이었다. 어쩌면 시도는커녕 실패가 두려워 뭘 하기도 전에 포기 먼저 해버린 나. 근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나 자신을 발견한다. 글쓰기를 계속하니까 ‘이거구나’ 보물 열쇠를 찾은 것처럼 너무나 반가워 다른 보물도 찾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무슨 일이든 재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기 싫은 일들을 고통을 감내할 만한 동력이 있는가? 재능이 있나 없나 묻기보다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 동기가 분명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난 내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동기가 분명했다. 생각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강해 남들이 조금만 이상하게 보거나 안 좋은 반응을 보이면 창피스러워 숨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나답게 살기로 연습 중이다. 남들이 나의 인생에 끼어들지도 않았고 방해도 없었는데 왜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위축되게 살아야 해.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잖아. 당당히 살자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너무나 반갑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넘어지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듯이, 넘어져 부끄러운 게 아니라 다시 일어나 시도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는 게 더 부끄러운 일임을 깨닫는다. 실패해도 아무도 날 나무랄 사람도 없다. 어설프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보여 주는 용기, 나 이런 사람이다 보여주는 용기, 무지를 인정하는 용기 자기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최대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결핍된 상태로 어쩜 닥치는 대로 도돌이표처럼 왕복하며 산 인생이다. 그러니 어떤 일을 해도 즐겁거나 행복하지도 않았다. 확연히 달라진 점은 배우는 즐거움이 내 삶을 충만함으로 바꿔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지식이 생기고, 기술을 배울 때마다 내 삶의 태도가 재편집되면서 감동이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지게 한다.

글쓰기가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출발선이 되었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내 인생의 후반부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는 없지만 배움의 과정을 즐기면서 성장해 갈 것이다. 글을 쓰는 일은 간단치 않다. 하지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일단 종이에 쓰면 이루어진다. '글을 안 쓰는 사람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기다리며' 이 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진심이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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