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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운 Oct 06. 2024

5, 글쓰기 동기부여를 해준 김도형 작가를 만나다

나는 새벽이 참 좋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하면서 적막한 시간이 나만의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사색하기를 좋아하는 시간이다. 혼자 일어나 모두를 잠들게 한 밤하늘을 보면서 별들과 달에게 말을 건네기도 한다. 내려다보이는 세상은 평화롭고 사랑스러워 보이냐고! 별과 달도 나에게 답을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런 세상이 아니라고 다 고만고만하다고 말한다.

책을 보고 글을 쓰도 것도 이 시간이 집중이 잘된다. 온갖 잡음으로부터 해방되어 오르지 이 일에 온 힘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고마운 만나기로 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랄까. 만날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이었다. 만나면 어떻게 해야지? 무슨 말을 먼저 할까? 이 나이에 사춘기 소년과 같은 마음이 들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 분 이름은 김도형 님이시다. 이분을 알게 된 동기는 이러하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인근 지역  밴드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알 수 있을 것 같아 가입만 해놓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작가님이 사진과 글을 연재해서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용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하고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 자기의 어려운 현실의 문제까지 아주 다양한 주제들로 글을 썼다. 읽을 때마다 공감이 되고 내 어릴 적 추억들도 생각나고 잊혀진 향수가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게 만들어 주었다. 나의 10대 시절로 데려다준 글과 사진들이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울림이 있는 내용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분의 글에 공감을 표시하고 댓글을 달면서 자연스럽게 참여를 하게 됐다.


나의 어릴 때 추억도 쓰게 되고, 지난 과거의 상처와 아픔도 생각나는 대로 썼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친한 형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러면서 연락이 닿았다. 자기가 고성이 고향인데 언젠가 통영에 오면 꼭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 그로부터 한 달쯤 지나 통영에 갈 예정인데 만날 수 있는지 연락이 왔다. 약속 날짜잡고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분을 잠깐 소개하면 꽤나 유명한 사진작가다.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기자로 활동하다가 "퀸"을 창업해 나온 동업자들 중 명이다.

최고의 주주였고, 사진과 편집, 영업 부장직까지 맡고 있었다.


자기 에세이를 내고 싶어 살아온 지난날의 삶을 글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인스타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다. 인기가 어느 연예인 못지않았다. 이런 분을 알게 됐다니 대단한 영광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나의 오지랖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날 네 명이 모였다.

그때가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는 시기라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 방침 때문에 선택된 세명중에 나도 포함돼 있어 기분이 좋았다. 김도형 작가와 그의 지인 최*림 형님 박*화 누님, 그리고 나 이렇게 한적한 식당에서 조촐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첫인상은 약간 실망했다. 보아온 사진과 다르게  동네 이장님 같은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세련된 서울 사람 같았으면 밥 먹다 소화불량으로 병원에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분위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최고였다.


사진에 관한 얘기부터, 옛날 어린 추억들, 부모님과 동네 친구들 얘기들까지 서슴없이 자유롭게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골 가난한 집에서 어떻게  사진에 관심을 두고  대학까지 가서 기자가 되었는지 궁금해 물었다. 자기도 정확히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사진 찍는 것이 좋아 사진기를 고, 아버지를 졸라 인하기기까지 구입해 동네 이곳저곳의 인물과 풍경사진을 찍으러 다니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때 찍은 사진들이 에세이를 쓰면서 유용한 자료가 되고 자기가 소장한 소장품 중에 최고라며 엄지를 추켜올렸다.


꼭 무엇을 어떻게 하려고 찍은 사진은 아닌데 살다 보니 그때 실험으로 찍어 놓은 사진들이 몇 배의 가치를 증명해 주는 자료가 되어  좋다며, 나 보고도 지나가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으면 꼭 찍어 놓으라는 당부까지 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세월이 흘러서 보면 그때 찍은 사진으로 인해 많은 얘기들이 기억날 수 있다고 하셨다. 실제로 그랬다. 연재되는 글에서 이것을 증명하는 걸 보았다.

3~40년이 지났는데도 사진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같이 동석한 친구가 자기는 기억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넌 모든 것을 기억 하느냐며 신기하고 부러운 듯 말했다. 특별한 머리는 아닌데 사진을 촬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는 거였다. 직업이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다며 고칠 수 없는 직업병 이라며 한바탕 웃어넘겼다. 나보다 4살 많은 형님이시다. 형님 덕분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사는 사람을 알게 됐다. 밴드에서 이 형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분들을 만날 수 있었겠는가? 나하고 다른 생각과 삶을 살아온 타인을 만나 그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또  다른 삶을 맛보는 즐거움이었다.


우리는 그날 처음 만나 사람들이었지만 늘 함께 시간을 보낸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얘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온라인 공간에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만나 얘기를 해보니 생각이며, 취미, 성격 닮은 꼴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형님은 인스타나 페이스북을 하는지 물었다. 하지 않는다고 하니 신기한 듯 쳐다봤다. 난 그때까지 인스타나 페북 계정을 만들어 놓고 활동은 안 하고 있는 상태였다. 밴드만 몇 개 하고 있는데 이것도 거의 안 하고 가끔 들어가 보는 정도였다.


국가의 녹을 받고 사는 공무원이라 혹시나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진짜 문제가 될까 그랬다.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지만 특별히 할 내용이 없었다. 하시는 말씀이 네가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소셜 미디어 활동을 열심히 해서 널리 널리 알리라고 하셨다. 그래야 더 많은 기회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그날 그 말씀이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다. 이 만남을 계기로 이제는 본격적인 활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어차피 글을 쓰면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를 알릴 생각이었지만 용기가 없어 망설이고 있었다. 불현듯 용기가 생기면서 글을 써 책도 내고, 강의도 해 보고 싶은 욕구가 어디서 나왔는지 강하게 생겼다. 그런 것 하면 정말 잘할 것 같은 자신감이 불끈 솟아났다.


살아온 환경과, 글을 쓰게 된 동기와, 꿈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싶었다.  더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의 삶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일에 동참하자고 얘기해 주고 싶었다. 겪고 있는 고통은 더 나은 결실을 맺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이다. 나 같은 사람도 했다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글을 쓰는 시간을 통하여 모든 것이 새롭게 된다는 사실을.

모든 상상력과 에너지를 한곳에 집중하고 압축해서 무언가를 표현해 내는 창작의 스릴을 즐기므로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상과 만날 수 있다고 전하고 싶었다.


현재의 나 역시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 어떤 식으로 변할지 기대가 된다. 이제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썼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사람이 변해도 저렇게 변할 수 있는지 궁금해 묻는다.

글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상당한 곤욕이었고 힘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삶에 나 자신도 많이 당황했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막막하고 암담했지만 지금은 질과 양적인 면에서 내가 봐도 상당한 발전이 있다는 게 보인다.


어느 누군가가 뭐든지 '1만' 시간만 하면 세상 사람들이 알만큼 유명한 사람이 된다고 했는데 나도 이 시간만큼 하면 더 나은 작가의 반열에 올라서 있지 않을까 혼자만의 상상을 해 본다.

지금은 머나먼 얘기 같지만 꿈이라고 해도 좋고 바람 이래도 괜찮다. 10년 뒤 내가 어떤 사람이 돼 있을지 손꼽아 기다려진다. 꿈이 현실이 될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가자. 그래야 모두에게 더 울림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에세이를 내고 2번째 만남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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