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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운 Oct 02. 2024

1, 브런치 작가 선정

24년 9월 30, 나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날이기 때문이다. 다름이 아니라 작가 신청 4수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4년 정도 틈나는 대로 글을 썼다. 어떻게 쓰는 줄도 모르고 닥치는 대로 정리되지 않은 글들을 적었다. 글이라기보다는 일기였다. 문장의 앞뒤도 안 맞고 글자도 틀리고 참 볼품없는 부끄러운 문장들이었음을 고백한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적다 보니 조금씩 고쳐지고 나아지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칭찬, 격려 덕분으로 오늘까지 온 거 같아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2년 전에 어느 지인으로부터 브런치 스토리를 소개받았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활동하고 싶어 한다며 한번 도전해 보라는 제안을 했다. 글쟁이라면 이런 말에 귀를 열어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 한번 도전해 봐야지! 다짐을 하고 문을 두들겼다. 일단 가입을 하고 그동안 쓴 글들을 정리해 내 서랍에 저장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 새로운 작가의 탄생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50인의 작가를 기다립니다.” ‘좋은 글의 힘’을 믿으며 ‘작가님들에게 출판 기회를 연결해 온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드디어 열 번째 문을 연다는’ 안내가 들어 있었다.' 아직 브런치 작가가 아니라면 작가 신청을 하고 서랍 속 글을 꺼내 보여 주세요, '라는 브런치 팀의 친절한 안내가 나를 더 간절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내가 찾는 곳이 여기다. 흥분되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출판 프로젝트에 당첨된다면 상금도 주고 책도 내주고 새로운 기회도 생기게 될 텐데...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생각만 해도 기분이 벌써 좋아졌다. 빨리 시작하고 싶었다. 그동안 써 놓은 글들을 다듬고 정리해 당차게 응모했다. 그리고 며칠 뒤 이번 작품은 작가로 모시지 못했다는 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실망이 되었지만 안 될 수 있지!! 어떻게 한 번에 합격할 수 있겠니? 위안을 하며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다시 도전하자며 굳은 의지로 새롭게 다짐을 했다. 다시 서랍 속에 있는 글을 두 편을 선정해 고치고 다듬어 제출했다. 근데 이번에도 저번과 똑같은 메시지가 나의 마음을 씁쓸하게 강타했다. 의문이 생기기보다 마음속에서 그럼 그렇지!! 난 안돼. 아직은 멀었지? 그래 내가 낄 곳이 아니야. 자책과 함께 패배 의식이 사로잡기 시작했다. 가능성이 없는 현실에 헛된 희망을 품고 고문을 가하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딸랑 두 번 지원하고 포기하기에는 나답지 않았다. 한 번 더 도전해 보자. 이번에 안 되면 재능이 없다고 인정하고 깨끗하게 포기하자. 마음을 새롭게 다잡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글을 썼다. 마감 시간을 불과 몇 분을 남겨두고 원고를 보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메시지가 올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탈락 메시지가 온다 해도 절대로 아쉬워하거나 후회하지 말자며  나에게 다짐하듯 타일렀다. 아니나 다를까 탈락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올게 왔구나. 내 실력은 여기 까지는구나, 라며 괜찮아!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데 생각하며 미련 없이 깨끗이 접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두 달 정도 지난 후에 무엇 때문에 탈락했을까? 궁금증이 생겨 브런치에 들어가 다시금 자세히 안내서를 읽기 시작했다. 탈락 이유는 분명했다. 첫 번째 작가 신청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브런치팀에서 요구하는 것들에 어긋나 있었던 것이었다. 알차게 적어야 되는데 대충대충 적었다. 두 번째는 브런치 활동 계획란도 꼼꼼히 채워야 하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브런치 팀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하나도 없었으니 탈락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는 글의 내용이 너무 단조롭고 작품성이 낮았다. 글에서 내 얘기를 하고 나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다. 또한 공감이 되고 진정성이 전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원인을 알았으니 다시 도전이라는 희망이 생기면서 언젠가는 꼭 당선되어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었다. 그래야만 될 것 같았다. 밑바닥을 보았으니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서 책도 읽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들도 탐해가며 1년 정도 열심을 내었다.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이었다. 잊고 지내던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작가소개 및 활동 계획 및 작품까지 꼼꼼히 채웠다. 간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보냈다. 마음이 통해서일까, 아님 브런치 팀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채워졌을까? 어제 오후 팀 회의를 하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폰을 열어 보고 싶었다,  들어가 메시지를 보는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순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하루의 피로가 싹 날아가는 느낌이 들면서 가슴속에서 감동의 환희가 물결치기 시작했다. 이게 뭔데? 사람을 이렇게 감동하게 만들지! 지난 2년 동안 노력의 결과가 이루어진 것에 대한 감사가 나도 모르게 나오기 시작했다. 무엇인가를 이룬다는 게 이런 거구나.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달려온 순간들이 듯하게 느껴졌다. 포기하지 않으면 이루어진다는 보편적인 진리가 나를 통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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