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두 가지 일에 매진하는 편이다. 나에게는 꽤나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일이기 때문이다. 하나가 글쓰기이고, 다른 하나는 운동이다. 이 두 일은 매번 할 때마다 흥미로우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현상이지만 사람들은 어떤 말과 현상에 대해서 ‘합리적인 인식’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정서로 판단한다.
자신이 이해하면 맞고 아니면 틀리다. 내 생각은 옳고 당신 생각은 틀렸다는 식이다. 다수가 지지하면 선이고 소수가 주장하면 악이 되는 이분법적 구조다.삶에 대한 진정성도 없고 고민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아무리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세상이지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타인의 의견에 대한 존중과 배례가 전혀 없다는 게 문제다. 특히 깊은 성찰이 필요하지만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그런 현실이 씁쓸하다. 이럴 때마다 나의 생각을 표현해 내야 한다는 게 마치 '자연의 섭리와 우주의 법칙'을 말해야 하는 것만큼 어렵고 막막하다.
생각이 다른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공존해야 하며 생활해야 한다는 사실이 엄청난 중압감과 부담으로 다가온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소통할 수 있을지 늘 회의적이다. 그래서 일보다 사람이 더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들을 매번 실감하는 이유다. 생각이 혼란스럽고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운동을 한다든가 글로 풀어낸다. 누군가의 말처럼 '외적 원인에 휘말리고 커다란 물결에 동요할 때'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있노라면 잡념이 사라지고 생각이 정리가 되면서 사고가 유연해진다.
물론 운동을 하고 글을 쓴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거나 상황이 좋아져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땀을 흘리고 문장 한 줄을 붙들고 씨름하는 순간들을 통해 답답한 속이 맑아지고 기분이 나아짐을 느낀다.오롯이 이 시간만큼은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것들로부터 해방감을 맛보는 시간들이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체 모를 고단함과 걱정 근심은 어디로 갔는지 싹 사라지고 속이 후련함이 참 좋다.
조금이나마 세속적인 고민으로부터 결별할 수 있으니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다. 삶이 고단해 때론 멈추고 싶고, 내일이라는 핑계의 속성이 날 유혹해 포기하고 싶다가도 찬란한 쾌락을 도무지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다. 결코 혼자서 누릴 수 없는 축복임으로 이 글을 읽는 벗들을 위해 자랑삼아 모든 글에서 떠들어댄다. 가을이 스멀스멀 왔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가을의 코스모스가 피어나기를 두 손 모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