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밤
(시인 윤동주를 기리며)
박 철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북간도의 밤은
춥고
하얀 달이 뜹니다.
벌래 같은
목숨하나
기꺼이 던진
장부의 결의가
피처럼 더워도
쉬이 가시지 않는
형무소의
겨울은
몸을 떱니다.
어머니가
지어 보내신
흰 적삼을 입고
고향집
사립문을 열다가
채 어머니를 뵙지도 못하고
꿈을 깨었습니다.
뽑을 손톱도
베일 살점도
남은 것이 없지만은
당부하신 대로
선비처럼
허리를 펴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이제 넉넉하니
데려가시라고.
어머니.
말해주십시오.
보고 싶다고.
어머니.
꿈에라도
한번 안아 주십시오.
생에서의 연이
끝나기 전에.
어머니.
북간도의 밤은
추웠지만
어머니의 아들은
비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죽거든
아직 북간도에
뉘었다가
고향 언덕에
민들레가 피거든
거기 묻어 주십시오.
민들레 홀씨가 되어
명년 봄에는
고향 산천을
덮을 꺼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