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어느 독립군의 기도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희생하신 투사들을 위하여
by
박철
Feb 9. 2025
어느 독립군의 기도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희생하신 투사들을 위하여)
박 철
만나지 말아야 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조국에
난 내 조국에 서야 했습니다.
당신은 무례하게도
나의 조국을 침범했고
차가운 눈빛으로
지나가던 당신
난 조금 궁금했지만
당신보다 더 차가운
표정으로 당신 앞을
지나쳐 버렸습니다.
당신과 나의 표적이
같아지던 날
서로를 겨누었지만
차마 쏘지 못하고
각자의 복면 속으로
숨었습니다.
한 번은 우연히
한 번은 우연을 가장하여
당신과 마주쳤지만
그다음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적의 총탄이
옆구리를 쏘아
피를 쏟을 때
당신이 내 앞에
올 줄이야.
내 피를 닦아줄 이가
동지가 아니라
당신일 줄이야.
너무나 아파서
너무나 보고 싶었지만
절대로 당신은
내게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내 아버지의 조국을 위해
당신의 남은 생을
쏟을 필요가 무엇입니까.
당신은 당신의 조국을 위해서도
충분히 피를 뿌렸습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가 살았고
내 조국은
당신의 조국이 되었습니다.
수없이
당신과 함께
걷고
웃고
먹는 꿈을 꾸었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말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당신은
내 조국에 누웠고
나는 끝나지 않은 전쟁과
조국을 위하여
만주 어느 벌판에서
총처럼 강한
풀이되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안녕 내 사랑.
하나의 조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씨유.
keyword
조국
기도
1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박철
직업
강사
박철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팔로워
285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윤동주의 밤
내 딸의 안식년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