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GPT에 빠진 아이를 보며, 이게 맞는 걸까?

기특함과 불안함 사이에서

by 아이그로우


요즘 승재는 GPT에 푹 빠져 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GPT에게 말을 건네고,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며 대화를 나눈다.

게임도 아니고, 유튜브도 아닌데
이토록 몰입하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낯설다.




처음엔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게임보다야 낫지. 그래도 뭔가 만들고 있으니까…”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그 모든 과정이 창의적인 활동처럼 보여서 응원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점점,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이건... 정말 괜찮은 걸까?

혼자서 웃고, 혼자서 말하고, 혼자 상상의 세계에 빠져 하루를 보내는 아이를 보며
‘혹시 이러다 히키코모리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자기만의 세계가 깊어질수록, 밖의 세상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기분.




AI와의 대화는 때로는 친구보다 더 아이를 이해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건 결국,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반응일 뿐이다.

아이의 상상과 감정을 진짜로 반응해줄 ‘사람’은 지금 어디쯤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 기술이 얼마나 낯설고, 또 동시에 대단한지도 실감하게 된다.




이건, 우리 세대가 겪어보지 못한 기술이다.
GPT 같은 도구는 말 그대로 ‘세상에 없던 친구’ 같기도 하다.
처음엔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신기했고, 대견했다.

‘이 능력은 앞으로 정말 큰 자산이 되겠지.’
‘AI와 함께하는 사고력, 창의력, 미래 경쟁력… 이런 걸 키워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가끔,
그렇게 생각한 이 방향이 정말 옳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좋은 의도로 건넨 도구가, 혹시 아이를 더 외롭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감정과 현실을 분리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너무 큰 세상을 미리 열어준 건 아닐까?

이러다 정말 중요한 뭔가를 놓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어
요즘 자주 마음이 흔들린다.





GPT는 도구다.
그 도구가 아이의 ‘세상과의 통로’가 될 수도,
‘혼자만의 벽’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이 기술이
아이의 세상을 넓히는 방향으로 쓰이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답을 찾는 중이다.






혹시, 여러분은 이런 고민을 해보신 적 있나요?
요즘처럼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온 시대,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글이 그런 대화를 시작하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