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AI 공부 분투기
아이에게 AI를 가르친다는 건, 내가 먼저 AI를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몇 가지 도구만 익히면 될 줄 알았다. 요즘엔 이미지도 쉽게 만들어준다길래, 몇 번만 해보면 나도 아이도 금방 익숙해질 거라 생각했다. 이미지 생성이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줄은 정말 몰랐다.
게다가 아이가 원하는 건 단순한 그림이 아니었다. 그건 '상상 속 세계의 실현'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승재가 자기가 만든 이야기를 이미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 요즘엔 이미지도 AI가 만들어주잖아!' 싶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렇게 이미지를 생성하면 돼!"
그런데 결과는... 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승재가 상상한 캐릭터는 귀엽고 통통 튀는 여자아이였는데, AI는 자꾸만 어른스럽고 무표정한 캐릭터를 그려냈다.
"엄마, 이게 아니잖아! 내 캐릭터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어!"
자신 있게 도와주려 했던 나는 당황했다. 분명 내가 배운 대로 했는데, 왜 아이의 상상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걸까?
내 생각대로라면 이미 승재의 머릿속에만 있던 캐릭터들이 이미지로 튀어나와야 했다. 활짝 웃고, 펄쩍펄쩍 뛰고, 상상 속 장면 그대로 구현돼야 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도무지 아이의 감성과 상상이 AI를 통해 살아나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망한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는 승재를 보며,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내가 먼저 AI를 마스터해야겠구나."
그런데… 뭘 먼저 해야 하지? 어떤 분야부터 공부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닥치는 대로 시작했다. AI와 관련된 건 뭐든지 듣고, 보고, 저장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강의 플랫폼, 뉴스레터, 책, 뭐든지. 팔로우, 저장, 관심 등록. 그렇게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낯선 용어도 많았고, 무슨 말인지 이해 안 되는 순간도 많았다. 어떤 날은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승재의 표정이 계속 생각났다. 아이가 자기 상상을 펼쳐 보이려다 주춤했던 그 순간이 자꾸 떠올랐다.
그래서 멈추지 않았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AI가 이해되기 시작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조금씩 늘어났다.
아이를 위해서 시작한거였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건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완벽할 필요는 없었다.
중요한 건, 아이와 함께 배우고, 아이의 질문에 같이 고민하고, 때로는 실패도 함께 경험하는 거라는 걸.
지금도 공부는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모르는 게 많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덜 당황하고,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AI와 함께 자라고 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 혹은 아이와 더 깊이 소통하기 위해 새롭게 공부해본 적 있으신가요?
그 여정 속에서 여러분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