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20. 목요일 아침에 생긴 일
아들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곳이 시흥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 주려고 아침 출근시간에도 저녁 퇴근시간에도 매일 차로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주고 태우러 갑니다.
아들은 항상 일명 회장님 자리인 조수석 뒷자리에 앉는데 가방을 메고 탑니다. 그러다 보니 덩치도 있는데 가방을 메고 타고 내리 고를 하다가 쓸려서인지 문짝이 닫는 차체 부분 패킹이 통째로 떨어졌어요.
저는 출근하는 아들에게 지금 상황과 상관없는 안 해도 될 잔소리 폭탄을 퍼부었어요.
"덩치도 산만하면서 가방은 왜 메고 타냐 그러니까 가방에 패킹이 쓸려서 떨어진 거다, 서랍은 열면 왜 닫지를 않는 거냐, 물 병뚜껑, 로션 뚜껑도 왜 안 닫는 거며 양말은 항상 뒤집어서 벗어놓고 빨래통에 넣는 걸 못 봤다, 책상 위는 항상 지저분하고... 내가 언제까지 다 큰 아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냐?"까지 방언 터지듯 잔소리가 마구 쏟아져 나와버렸어요.
수리하는 곳에서 자재가 없으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까지 들으니 아침 일찍 카페에 가서 나머지 기사를 쓸 오늘 내 계획도 뒤죽박죽 되겠지라는 생각에 짜증과 화가 몰려오더라고요.
다행히 차는 바로 수리를 해줬어요.
차 핑계로 출근하는 아들한테 화풀이를 한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아서 일에 집중이 안 되네요.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아들한테 사과 문자 보내려고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뭔지 요즘 가끔 제 역할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전 언제쯤 내 할 일만 신경 쓰고 살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