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웰컴 투 동막골
웰컴 투 동막골!
동막골의 뜻은 ‘애들처럼 막 살아가는 동네’라는 뜻이다. 이곳에선은 합리성, 이데올로기가 통하지 않는다. 바깥에서 온 사람들이 안전과 이득을 위해 서로를 의심할 때 동막골의 사람들은 협력과 상생을 실천한다. 바깥의 공간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눌 때 동막골 사람들은 서로 먹을 것을 권한다. 총구를 얼굴에 들이밀어도 마을 밭 입구에 멧돼지가 내어놓은 쑥대밭이 더 중요하다. 합리성이 경제학이나 진화심리학의 기본 가정처럼 이익 추구의 행동이라면, 동막골 사람들은 비합리적이고 미개하다고 까지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합리성을 ‘이치에 맞음’이라고 생각하면, 그들은 비합리적인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합리성을 가진다. 바깥사람들이 보면 그들의 삶은 바보 같고 이상해보이지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개와 고양이만 그런 게 아니라 인간도 영역동물이다. 그런데 동막골 사람들은 공간의식이 없어 보일 정도로 ‘너의 공간’과 ‘우리 공간’을 나누지 않는다. 외부인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면 경계하고 ‘우리의 공간’을 보호할 법도 한데, 동막골 사람들은 그런 경계의식이 전혀 없다. 남, 북한이 서로를 쫓아내고 서로 점령하려 하는 데 반해서 동막골의 사람들은 자기의 땅에 들어오는 외부인을 침입자로 규정하지 않고 손님, 가족으로 여긴다. 이렇듯 배타적이지 않은, 공유적 공간의식을 가진 동막골 사람들은 모든 것을 나누며 생활한다.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 모든 것을 나눈다.
공유적 마음은 동막골의 공유적 건축양식, 건축문화에도 드러난다. 동막골의 집들에는 평상이 있고, 마을 가운데에는 나무를 중심으로한 광장이 있다. 이 공간은 다 같이 모여서 쉬고, 다 같이 모여 먹고, 다 같이 모여 마시는 공동의 공간이다. 동막골의 이런 공간 풍경과 사람들의 공유적 마음은 하나가 다른 하나에 의해 종속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며 끊임없이 상호 구성한다.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적 문화가 공동체적 풍경(광장, 평상)을 건설하고, 동시에 이런 공동체적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공동체적인 마음, 문화를 체득하게 된다.
나와 남, 안과 밖을 구분하지 않고 공유하는 마음/ 공간의식을 가지기에, 동막골 사람들은 좁은 마을에 모여서 살지만 갇혀서 사는 것이 아니다. 너의 땅과 나의 땅을 나누지 않는 동막골 사람들에게는 동막골도 모두의 땅이고 천리 밖 미국의 땅도 ‘남의 땅’이 아니라 ‘우리의 땅’이기 때문이다. 동막골 사람들에게는 멀리 북한에 사는 사람도, 미국에 사는 사람도 ‘남’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다. 동막골이 이처럼 다른 공간의식, 다른 풍경, 다른 마음을 지니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남/ 북 이데올로기의 공간에서 거칠게 싸우던 병사들도 동막골 안에서는 바깥에서와 다른 행동을 하고, 바깥에서와 다른 마음을 갖는다. 서로 죽일 듯 싸우던 군인들이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자기의 안위와 이익만 알던 병사는 동막골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다른 공간에의 접속, 다른 행동과 마음의 발현.
언급한 것처럼 동막골에는 경계가 없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 그곳도 동막골이 될 수 있는 법! 웰컴 투 동막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