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명강의 이야기
어느 날 우연히 김정운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는 그때부터 완전 찐팬이 됐다.
오늘의 강의 역시 1분 1초도 허투루 하지 않고 아주 열심히 듣고 공부했다.
옛날 같으면 꼭 대학에 들어가야만 들을 수 있었던 이런 교수님들의 명강의를 나같이 가방끈 짧은 사람도 유튜브를 통해서 그것도 무료로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구글이 참 엄청난 일을 하기는 했다.
오늘의 주제는 의사소통의 기본 구조라는 다소 어려운 듯했지만 교수님 특유의 재치와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을 수가 있었다.
의사소통의 숨겨진
4가지 기본 구조
1: touch
이 세상에 처음으로 태어났을 때 엄마가 아기를 만져주면서 생기는 그 터치감이, 엄마와 아기가 공유하기 시작하는 것이란다.
살다 보면 정말 남의 말 못 알아들어서 답답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바로 어릴 때 엄마하고의 터치가 부족해서란다.
2: Eye-Contact ( 눈 맞추기 )
아기가 태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엄마하고의 눈 맞춤이란다.
의사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서로서로 눈을 마주치는 것이다. 서로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사랑도 확인한다.
이렇게 서로의 눈을 마주치면서 건전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가 이상해져서 눈을 마주치면 피하게 되고, 눈만 마주치려고 하면 싸우자고 든단다.
교수님이 외국에 나가셨더니, 사람들이 눈만 마주치면 웃더란다.
미국에서 오랜 이민생활을 했던 나한테는 너무도 절실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처음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한국 사람들의 무표정한 표정과 잘 웃지 않는 모습에 너무도 혼란스러웠다.
우리가 역이민을 결정했던 것은 그 옛날 옆집의 숟가락이 몇 개인 줄도 알았고, 밥 하다가 맛있는 것 있으면 그릇째로 들고 가서 이웃집에 나눠주던 그 정이 그리워서였다.
그런데 변해도 너무 변했다.
사람들과 눈 마주치는 것이 조심스러워진 현실에 가끔 너무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도 다행인 것은 이러다가도 무슨 일들이 생기면 한국 사람 특유의 오지랖 넓은 그 희한한 정이라는 것이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이 맛에 한국 돌아온 보람이 있다.
3: affect-attunement ( 정서 조율하기 )
참 어려운 말이 등장했다.
눈을 마주치면 정서를 공유해야 한단다.
남들이 내 기쁨을 공유해 줘야 내 기쁨이 배가 되는 것이다.
혼자서만 기뻐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잔치에 불려 갔으면 기쁨을 공유하고, 장례식장에 가서는 슬픔을 공유해야 한단다.
하이파이브도 자주 해야겠다.
만세! 만만세! 도 자주 외치자.
거울 뉴런 ( mirror neuron)
우리 세포 속에는 거울처럼 상대방의 동작은 머릿속에서 재현하고, 그 의도를 추측하면서 흉내 내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짜여 있는데, 이걸 “거울 뉴런”이라고 한단다.
오늘 참 많이 유식해진다.^^
그래서 상대방이 웃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된다는데, 희한하게도 우리나라는 여자들은 잘 따라 웃는데 유독 남자들은 이게 잘 안된다.
그래서 우리 집 양반이 꽉 막혔나 보다.
4: turn -taking
세상에는 내 순서가 있으면 남의 순서가 있다.
내 순서가 오면 반드시 반응해야 한다는 것이 “turn-taking”이란다.
인간의 모든 의사소통은 이렇게 순서를 주고받고 해야 하는데, 죽자고 자기 순서만 고집하다 보면 소위 말하는 “불통”이라는 것이 생기는가 보다.
결국은 내 말만 하고 다니지 말고 남의 말도 귀 기울여서 잘 듣다 보면, 이 어려운 의사소통이라는 것도 원만히 해결이 되지 않을까?
언제 들어도 참 재미있고 재미있는 김정운 교수님의 강의였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볼수록 귀여우시고 특이하시고 매력이 넘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