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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맛 사는 멋 / 황창연 신부

업글할매의 책방 이야기

by 업글할매 Jan 24. 2025

 《 사는 맛 사는 멋 》의 저자이신 황창연 신부님은, 한 마디로 말해 ‘행복 전도사’라고 할 수 있다.


신부님은 단순히 성직자의 틀에 갇히지 않고, 모든 이들의 삶에 밝은 빛을 비춰 주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다. 이런 신부님의 성품과 너무도 잘 어울리게, 현재 ‘성필립보생태마을’을 운영하면서,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꿈꾸며, 이를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고 계신다.


황창연 신부님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있는 이민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계신다.


신부님의 매력은 단순히 ‘좋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전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나신 것이다.


그 재능 덕분에 우리는,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삶에 지친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도 있고, 신부님의 위트와 유머를 곁들인 강의를 들으면서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며 정신줄을 놓는 것이다.


황창연 신부님만의 독특한 유머 코드는 진지함 속에서도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다.


한마디로, 황창연 신부님은, 삶이라는 여정을 더욱 빛나고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분이다. 유튜브 강의로만 신부님을 만나는 것이 너무 아쉬워, 작가로서의 신부님을 찾아뵈는 즐거움 또한 누리고 싶다.


 《 사는 맛 사는 멋 》, 이 책의 표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순수하고 발랄한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하고 소박한 행복, 그리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삶의 즐거움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사는 맛과 사는 멋을 찾아가는 첫걸음을 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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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신부님은, 가슴까지 뻥 뚫리는 세렝게티 대초원 언덕에 올라 100만 마리의 누 떼가 이동하는 장면을 지켜볼 때 세상 살맛이 나신단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감동적인 헨델의 알렐루야 합창 소리를 들을 때, 그리고 아프리카 수단에서 암으로 세상 떠나기 직전까지 나환자들을 돌본 이태석 신부님을 만날 때, 진정으로 세상 살맛이 난다고 하신다.


사는 맛이란, 신부님의 말씀처럼 바로 이런 순간이 아닐까 싶다.


삶의 크고 작은 순간들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희열이 바로 ‘사는 맛’이 아닐까?


거창한 업적이나 성취에서만 느끼는 것이 사는 맛이 아닐 것이다. 누 떼의 장관처럼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이나, 헨델의 음악처럼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 그리고 이태석 신부님처럼 누군가의 희생과 사랑에서 우리는 진정한 삶의 기쁨을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황창연 신부님이 말씀하시는 “사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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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은 자녀가 태어나면 자연과 우주, 하느님께 봉헌하는데, 우리나라 부모들은 대개 어린 자녀를 바로 학원에 봉헌한다는 신부님의 말씀이, 웃음이 나다가도, 참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인디언의 풍습처럼, 푸른 대지와 하늘을 품은 자연 속에서 태어난 아이는, 광활한 우주와 하나가 되는 존재로 축복을 받는다.


부모는 아이를 대자연의 일부분으로 여기면서, 하늘과 땅의 조화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바람의 노래를 들으며 자라고, 대지의 따뜻함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들은, 그 속에서 저절로 삶의 의미와 사랑을 배울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부모들은 갓난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학원 이름을 고민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 수학을 가르치고 각종 예능까지도 섭외를 한다.


그렇게 아이는 자연이 아니라 학원이라는 시스템 속으로 봉헌이 되는 것이다.


이 아이들은 언제 자연의 품에서 맘껏 뛰놀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이 아이들은 언제 제대로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을까?


나무 아래에서 자유롭게 땅을 파고, 흙 내음을 맡으며 맘껏 뛰놀 수 있는 자유는, 과연 언제나 허락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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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언제나 황창연 신부님의 대답은 한결같았단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함자를 대는 것이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질문을 받는다,  대답은 똑같다는 말씀에 아버지에 대한 신부님의 사랑이 그대로 전해져와서 가슴이 따뜻해진다.


아버지처럼 멋지고 성실하게 산다면, 그 길이 바로 교우에게 존경받는 사제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는 말씀에, 아버지의 인품이 상상이 간다.


팔십 평생 술 취한 모습을 한 번도 자식들에게 보인 적이 없으시단다. 신부님이 계시는 평창에서 아버지를 찾아뵙기 위해 수원으로 간다고 전화를 드리면, 여름이건 겨울이건 상관없이 동네 어귀에서 신부님을 기다리고 계신단다.


이런 아버지를 바라보면 신부님 마음에 강 같은 평화가 흐른단다.


하느님 아버지는 아들이 세례 받을 때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온 세상에 확인시켜 주셨단다.


우리 인간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아버지가 “너는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고, 내가 믿어주는 아들이고,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말해준다면, 아무리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자기를 믿어주고 치켜세워주는 아버지 생각에, 다시 꿋꿋하게 일어설 용기가 생기는 것이라고 신부님은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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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신부님의 그 유명한 전설의 ‘우유드립’이 드디어 이 책에 나온다.


자녀가 한두 살 때 ‘엄마 아빠’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천재인 줄 알고 우유를 아인슈타인 우유만 먹인단다. 아인슈타인처럼 천재로 쭉 자라서 하버드나 예일대학에 들어가 달라는 바람인 것이다.


그러다가 초등학교를 들여보내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보니, 천재가 될 것 같지는 않아서 괴롭지만 아인슈타인 우유를 포기하고 서울 우유로 바꾼단다.


서울대학 꿈을 포기하지 않은 채 초등학교 6년 동안이나 서울우유를 먹였는데도 영 기미가 안 보여서, 아쉽지만 서울우유를 포기하고 이번에는 연세우유로 바꿔 먹인단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연세우유를 쭉 먹었으면 좋겠는데,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것을 보고는, 눈물을 머금고 서울에 있는 대학 만이라도 가달라는 희망으로 건국우유로 다시 바꾼다.


죽어라고 공부만 해도 대학에 들어가기가 힘든데, 책상에 앉아 있을 생각도 하지 않고 딴짓이나 하고 있으면,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우유는 저지방 우유가 된단다.


제발 지방대학만은 저지하고 싶은 바람에서란다.


아무래도 황창연 신부님은 천재임에 틀림이 없다, 어떻게 이런 기막힌 전설의 ‘우유드립’을 만들어 내셨는지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기에 수많은 학생이 사회와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이란다.


사람은 본래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천성으로 창조되었는데, 부모들이 자녀가 공부를 못한다고 불효자, 패배자, 낙오자, 죄인 취급을 하면서 아이들을 버려 놓는 것이다.


잘못된 교육제도와, 자녀가 일류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부모와 자녀가 병들어 간다는 황창연 신부님의 가르침을 많은 부모들이 하루라도 일찍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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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여성 시대가 펼쳐졌는데, 이 표징을 멀리서 찾아볼 것 없이 바로 신부님 집에서 “어머니의 밥상 변천사”만 봐도 알 수 있다는 말씀에 또 배를 잡고 웃는다.


어머니의 밥상 변천사에서 아버지의 권력이 어머니한테로 옮겨 갔다는 것을, 그때 비로소 신부님은 알게 되셨단다.


60년 전에 처음 시집오신 어머니는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서, 나물에 밥을 비벼드셨는데, 그것도 3분 만에 후다닥 먹고는 바로 일을 하셨단다.


세월이 흘러 시집온 지 20년이 지나자, 어머니는 부뚜막에서 방바닥으로 옮기셨단다.


또 세월이 흘러 신부님이 신학교에 들어가고, 방학 때 잠시 집에 돌아와보니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단다. 늘 방바닥에 있던 어머니 밥그릇이 밥상 위로 진출해 있었다.


아버지와 마주 보고 밥을 드시는 어머니는, 더 이상 주눅 든 모습이 아닌, 아주 당당한 모습이셨단다.


이렇게 아버지와 마주 보고 식사하면서부터 아버지와 맞먹기 시작했다는 신부님 설명에 모처럼 신나게 웃어본다.


결혼 30년 만에 밥상을 점령하면서 드디어 어머니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세월은 다시 흘러 신부님께서 사제가 되어 집에 들렀는데,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버지가 혼자서 밥을 차려 드셨단다.


왜 혼자서 드시냐고 놀라서 물어보니까, 엄마가 성당 간다고 나갔는데, 아침에 가방 들고나가면 해 떨어지기 전에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대답하셨다는데, 왜 갑자기 짠한 생각이 드는지…


60년 전이었으면, 어디 감히 여자가 남편 밥도 안 차리고 밖으로 쏘다니냐고 난리도 아니었겠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뀐 것이다. 오죽하면 신부님 아버지께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셨겠는가.



팔십이 넘도록 아직도 삼식이라는 타이틀을 유자하고 있는 우리 집 양반이 대단해 보인다.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이 볼 일보러 나가면서, 있는 대로 정성을 다해 밥상을 차려놓고, 오늘만 혼자서 먹으라고 하면, 돌아오는 대답이 기가 막히다.


“싫어, 굶어 죽을 거야."


그것참, 애도 아니고…


겉으로 보이는 내 모습과는 다르게, 남편 혼자 밥 먹게 하는 것이 이상하게도 마음 한켠이 짠해져서, 웬만하면 신랑 혼자 먹게 하지 않는다.


볼일을 보더라도, 점심 먹기 전에 돌아오거나, 아니면 아예 점심을 먹고 난 다음에 나간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오랜 이민 생활을 접고 내 나라에 돌아와서 가장 많이 놀랄 것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 여성들의 파워가 엄청나게 세졌다는 것이다.


반면, 요즈음의 대한민국의 나이 든 남편들은 참 조심스럽게 사는 것 같다.


한때는 “여보, 밥 줘!” 이 한마디면 금세 밥상이 차려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말 잘못 꺼냈다간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반 농담 삼아 하는 말들이 참으로 쓸쓸하게 들려온다.


오죽하면 “아내가 곰국을 끓이면 겁부터 난다” 는 말까지 생겼을까?

혼자 여행을 떠나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공포에 휩싸이는 것이다.


‘우리 집 사람’, 우리 안사람‘

이제는 이런 말들도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한때는 가정의 중심을 이루던 아내를 상징적으로 부르던 호칭이다.


늘 집을 지키며 남편과 애들을 돌보던 존재였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이름 속에는 엄청난 따뜻함과 애정이 담겨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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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의지할 상대는 자녀가 아니고 부부라고 신부님은 가르침을 주신다.


“그래도 늙어서는 자녀가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헛다리 짚는 분들이라는 말씀에 속이 뻥 뚫린다.


다행히 황창연 신부님의 유쾌한 강의 덕분에, 아마도 많은 어르신들이 현명한 노후와 행복한 여생을 보내시는 것 같다.


신부님 말씀에 의하면 팔짱 끼고 다니는 서양 노부부는 많은데, 한국에서는 노부부가 손잡고 데이트하는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고 하신다.


산증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50년이라는 세월을 외국에서 살다 온 우리 집 양반조차도, 절대 팔짱 끼고 걷지를 않는다. 어쩌다 내가 다가가서 억지로라도 손을 잡으면, 뭐가 그리도 쑥스러운지 슬며시 팔을 뺀다.


이런 모습조차도 이제는 괜히 안쓰럽다.


그런 시절을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세대의 사랑 방식도 괜찮은 것 같다.


무뚝뚝하지만,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이런 남편이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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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거짓말!

1: 장사꾼이 손해 보고 물건 판다는 말

2: 노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말

3: 노인이 살 만큼 살았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


이 3대 거짓말이야말로 명불허전이다.


“이거 진짜 손해 보고드리는 겁니다!”


시장이나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한 번쯤을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손해 본다는 장사꾼의 얼굴엔 어쩐지 미소가 가득하다.

손해를 보고도 이렇게 웃을 수 있다니, 성인군자임에 틀림없다.


“난 결혼에 관심 없어, 혼자가 너무 좋아!”


말은 이렇게 해도, 사실 속마음은 다를 것 같다.


물론 요즘 시대에는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멋진 싱글 여성들도 많지만, “시집 안 간다"라는 말의 90%는, “난 아직 준비가 안됐어!”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 말을 곧이듣고 정말일까 싶어 가만히 살펴보면, 영락없이 할머니 손에는 귀여운 손주들의 사진이 들려있고, 즐겨보던 드라마의 다음 회가 궁금해서 텔레비전 앞을 못 떠나시는 분들도 많다.


명불허전인 이 3대 거짓말은, 내 생각에는 단순한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장사꾼은 어떻게 해서든지 팔고 싶다는 그런 간절함을 담은 상술일 것이고, 노처녀는 자신의 속마음을 지키기 위한 방어막이며, 노인은 남은 시간을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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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신부님께서는 우리 같은 노인들한테, 늘 강조하고 또 강조하신다.


이제 자녀들 걱정일랑 그만하고, 남아 있는 재산일랑 은행에 맡겨 연금 타서 잘 먹고, 잘 입고, 여행도 원 없이 다니면서 멋있게 살라고 하신다.


그러다가 기운 떨어지고 돈 떨어지는 아흔아홉 살이 되면, 자녀들 불러놓고 마지막 유언으로 “나는 늙어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행복했다. 그러니 너희도 행복하게 살다 천국에서 다시 보자!”라고 말하란다.


이렇게 말하면서 하늘나라로 소풍 가듯 떠난다면, 그런 죽음이야말로, 본인한테도 남은 자녀한테도 축복이라고 하신다.


이런 것이 바로 황창연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는 맛 사는 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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