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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Dec 18. 2023

브런치 작가 당선 축하 파티

업글할매의 디지털 성장일기

오늘은 애월에 있는 인디언키친이라는 근사한 인도 레스토랑에서 나의 브런치 작가 데뷔라는 거창한? 파티가 있었다. 막상 가족들은 크게 관심조차 없는데 그동안 블로그를 같이 공부해 왔던 동아리 친구들의 진심 어린 축하에 감동받아서 내가 크게 한 턱 쏘기로 한 것이다.


늙으면 지갑은 열고 입에는 지퍼를 달라고 한다.


우리 집에 손님이 오거나 내가 모임에 나갈 일이 있으면 우리 집 양반은 늘 나한테 미리 당부하고 또 엄명을 내린다. 아무 소리 말고 그저 듣기만 하란다. 그런데 워낙 조용하고 말 없는 사람이, 그것도 팔십 대 노인네가 무게만 잡고 앉아있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고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분위기 파악 잘하는 내가 나서서 떠들 수밖에 없다.


물론 나이 들어서 점잖게 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그런 태도는 별로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난 늘 신랑한테 혼나면서도 사람들을 만나면 잘 떠든다. 하지만 철칙 하나만큼은 반드시 지킨다. 절대로 내 얘기만 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 또한 아주 열심히 듣는 것이다. 어디 가서 칠십 노인네가 자기 지나온 이야기만 해댄다면 누가 나 같은 할매랑 그 아까운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하겠는가…


자기 시간을 쪼개어 남한테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한다. 살다 보니 이 말이 그렇게 가슴에 남는다. 더 더군다나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그것도 점점 더 핵 개인화 되어가는 세상에서 칠십 노인네가 브런치 작가 됐다고 축하해 주기 위해서 그 멀리서 그것도 오늘같이 눈까지 오는 이런 고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찾아와 줬다는 사실이 너무도 고맙고 또 고마웠다.


다행히 나는 지갑은 잘 여는 편이다.

하지만 입에 지퍼는 완전히 닫지를 못하겠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역이민이라는 것을 오고 나니 한국에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사람이 너무도 그리운데 그렇다고 아무나 사귀기에는 세상이 너무도 변해서 무섭다. 하지만 이런 공부모임 같은 데서 만난 사람들은 나이를 떠나서 다 같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서 살아가겠다는 그런 마음 하나만으로 모이다 보니 참 좋다.


이런 모임이 아니었으면 어디 젊은 사람들이 할매랑 놀아주기나 하겠는가… 그래서 나는 더더욱 지갑을 열려고 노력한다. 젊은 사람들의 그 아까운 시간에 그저 따듯한 밥 한 끼라도 대접해서 보답하고 싶은 것이다.


오늘 “인디언 키친”이라고 제주시에 사는 분들한테는 조금 먼 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있었다.  얼마 전에 블로그를 하면서 처음으로 맛집 포스팅을  올린 곳이 바로 이 인디언 키친이었다. 나름 꽤 정성을 쏟았던 기억이 난다. 이 근사한 레스토랑의 예쁘고 멋진 사장님께서 내 포스팅을 보고는 우리 선생님을 찾아오셨단다. 본인도 블로그 공부하시겠다고… 마침 우리 동기들 중에 절친도 계시단다. 사람들의 인연이라는 것이 침으로 신기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래서 모든 인연 하나하나가 정말로 소중한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이어진 인연으로 어제 처음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된 것이다.


나를 찐 팬으로 대하신다는 말씀이 너무도 고마웠다. 드디어 나한테도 팬이 생긴 것이다. 이래서 그렇게 사람들이 팬덤 어쩌고 저쩌고 하나보다. 우리 집 양반한테 나도 팬이 생겼다고 있는 대로 자랑을 했더니 아니다 다를까 푼수 떨지 말라고 또 혼났다. 혼나거나 말거나 너무도 신나는 일이다.


우리 모임에서 내가 가장 먼저 브런치 작가가 됐다. 블로그 공부할 때도 에드포스트 또한 가장 먼저 땄다. 그것도 칠십 업글할매가 먼저 된 것이다. 너무도 잘됐다고 칭찬해 주면서 부러워하는 마음에 새삼 나 자신이 너무도 뿌듯해졌다. 그저 할매로서만 함께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나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기들한테 뭔가 동기부여를 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대견하다.


한국 오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이런 공부모임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이 너무도 행복하다.

오늘 함께 해 주신 우리 동아리 친구분들한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https://m.blog.naver.com/nsd9441/223221334822












6월에서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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