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제주도 이야기
애월 인디언 키친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생각보다 꽤 크다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빨간 벽돌과
제법 넓은 통 유리창으로
겉모습만 보아도
꽤 분위기 있어 보였다.
인도 레스토랑답게 역시 근사한 코끼리가 등장한다.
주차장 표시에 코끼리가 그려져 있는 것이
아주 친밀하게 다가온다.
귀여운 코끼리가 가리키는 대로
양쪽으로 넓은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꽤 넓은 땅에
정원을 기가 막히게 꾸며놓았다.
워낙 넓다 보니 자연스럽게 놔둔 곳도 많았는데
오히려 제주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더 보기 좋았다.
이런 예쁜 정원이 있는 것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앉을 공간도 마련돼 있다.
주인분의 따듯한 배려가 느껴진다.
아마도 바쁜 시간대에는 웨이팅도 꽤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마련해 두셨나보다.
산책하면서 걷다 보면
어느 정도 기다리는 것은 문제가 안될 것 같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바뀌는 근사한 모습에
잠시 주춤거린다.
조명과 타일의 조화가 아주 예쁘다.
마치 식물원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곳곳에 살아있는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큰 나무가 바로 바나나 나무이다.
내 생전에 바나나 나무를 바로 코 앞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가까이에서 보니까 바나나가 매달려 있기는 한데
노란 색 바나나가 아니고 아주 예쁜 녹색이었다.
실내에 햇빛이 너무 들어오면 손님들이 별로 안 좋아하셔서
천장에 있는 어닝을 수시로 치고 있다보니
바나나가 채 자라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저 바라만보고 있으면 너무도 근사하고 예쁜데
웬지 바나나한테는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 안에 있으니 저절로 상쾌한 기분이 든다.
직원분들의 서비스 또한 아주 좋다.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매너 있는 분위기이다.
이왕에 돈 주고 먹는 것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면서
기분 좋게 먹어야
소화도 잘되고 나갈 때 돈도 안 아깝다.
테이블도 4인석부터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테이블 세팅도 아주 세련되고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다.
인도 요리집이라고 해서 난 그냥 집에서 먹는
그런 간단한 카레 정도만 파는 곳인 줄 알고 왔다가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너무나도 고풍스럽고 분위기 좋은 제대로 된 고급 레스토랑이
가까운 애월에 있었다니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 억울할 뿐이다.
인도 맥주인 킹피셔와 네팔 맥주인 세르파가 진열돼 있다.
물론 제주 위트 에일도 함께하고 있다.
난 어딜 가면 꼭 그곳의 시그니처 맥주를 마셔본다.
식당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ㅋㅋ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파란 물잔하고 예쁜 식기가
아주 고급스럽게 장식돼있어서
먹기도 전에 한껏 기분이 좋아진다.
그 분위기에 취해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인도 맥주인 킹피셔 한 병을 주문했다.
기분이 완전 짱이다.
근데 맥주 한 병이 자그마치 만 원이란다.
쬐끔이 아니고 좀 많이 비싼 것 같다.
그래도 분위기가 좋아서
비싸도 GO~~
지금 안 마시면 언제 마셔보겠는가 ~~
인도 카레라고 해서 우리가 즐겨먹던 카레라이스가 나오는가 했더니
완전 딴 세상의 커리가 나왔다.
스프같은 느낌의 커리였다.
난은 역시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맞춰서
아주 우아한 접시에 고혹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보기만 해도 신이 나는 장면이다.
나는 젊어서부터 이렇게 맛있는 것만 보면
그냥 모든 근심 걱정이 다 사라지던 사람이다.
수프 같은 커리에 난을 찢어서 찍어 먹는단다.
급한 마음에 난을 먼저 한 잎 베어 먹었는데
완전 꿀맛이다.
커리에 찍어서 먹으니 더더욱 환상의 궁합이었다.
완전히 중독성 있는 맛이 될 것 같다.
새우 초우민 양이 무척 많다.
함께 넣은 고추 때문에 약간 매운맛이 있긴 하지만
적당히 매운맛이라서 오히려 더 맛있던 것 같다.
소스도 맛있었고 면도 맛있었다.
면순이라고 소개할 만큼 워낙 국수 종류를 좋아하다 보니
그야말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국수란 국수는 다 먹어보고 싶다.
커리치킨 구이란다.
양파 양배추 샐러드의 조합이 아주 좋았다.
커리를 민트 소스에 찍어 먹으니까
완전 색 다른 맛에 혀가 놀랄 정도이다.
얼마나 외식을 안 했으면
여태까지 이런 민트 소스가 있는 줄도 몰랐으니
참 불쌍하다
더 늦기 전에 부지런히 다녀봐야겠다.
손 씻으러 들어갔더니
어디선가 굉장히 좋은 향냄새가 났다.
아로마향인가 생각했는데
이렇게 로즈메리를 갖다가 향을 내고 있었다.
참 기막힌 센스이다.
우리 집 마당에도 로즈메리가 널려 있는데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
이래서 사람은 자꾸 다녀봐야 한다
좀 많이 먹었다 싶었는데
밖으로 나오니까 산책길이 따로 돼있어서
소화도 시킬 겸 잠시 걸었더니 너무 예쁘고 좋았다.
역시 제주도는 공기도 좋고 무엇보다 하늘이 근사하다.
육지에서 올려다보는 하늘하고는 확실히 다르다.
애월에 이렇게 근사하고 맛있는 집이 있다는 것에
너무도 감사한다.
다음에 기회 있으면 또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