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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느슨함, 와다 히데키, 품격 있는 노년의 삶

업글할매의 책방 이야기

by 업글할매

《 어른의 느슨함 》, 이 책의 표지는 한눈에 봐도 “느슨함”이 무엇인지 유쾌하게 보여준다.


빨랫줄에 가지런히 걸린 옷들 사이에, 한 사람이 대롱대롱 거꾸로 매달려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옷걸이처럼 힘을 빼고 축 늘어진 모습이, “나는 세상과 너무 심각하게 싸우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색감은 심플하게 흑백을 기본으로 하고, 중간에 양말 하나만 알록달록 색을 입혀서 포인트를 줬다.


이 작은 색감 덕분에 표지가 더 생동감 있고 귀여운 인상을 준다.


아래 노란색 박스에는 ”어른의 여유는 마음의 여백에서 생겨난다“라는 문구가 크게 들어가 있는데, 마치 무거운 삶을 잠시 내려놓고, 가볍게 웃으며 책을 열어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이 표지는 ‘바쁘게 살지 않아도 괜찮아’, ‘조금 느슨해져도 괜찮아‘, ’그래도 인생은 충분히 멋질 수 있어‘, 이런 메시지를 따뜻하고 재치 있게 전하고 있다.




《 어른의 느슨함 》, 이 책의 저자이신 와다 히데키 작가님은 아마도 말이 필요 없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던 《 80세의 벽 》이라는 책으로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오신 분이다.


일본의 노인 정신의학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분이시다.


나 역시, 《 80세의 벽 》 책을 읽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지, 그 이후에 나오는 작가님의 책은 무조건 일순위로 읽고 리뷰까지 마쳤었다.


이런 작가님이 《 어른의 느슨함 》이라는 신간을 내셨다는, ‘윌마’ 출판사의 서평 제안에, 반가운 마음으로 메일을 받자마자 바로 신청을 했다.


나 같은 할매한테도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 어른의 느슨함 》은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품위 있게 여유를 즐기며 살아가는 법을 다룬 책이다.


나이가 들수록 ‘잘하려는 마음’보다는 ‘잘 살려는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고 작가님은 강조한다.


일본 최고의 노인 정신의학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 작가님이, 지난 30년간 6,000명 이상의 중장년층 환자를 진료하면서 ‘진짜 괜찮은 어른’들이 공통으로 지닌 ‘느슨함’의 태도를 발견하고 이를 풀어낸 책이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근심 많은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마음의 여백을 만들고, 삶을 좀 더 느긋하고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아주 구체적이고 따뜻하게 풀어준다.


“조금 더 느슨하게 사셔도 괜찮습니다.”

이 말이 와다 히데키 교수님이 환자들에게 건네주는 처방이란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느슨함은 건강과 품위를 지켜주는데 가장 큰 힘이 된다.


정년이 찾아오면, 일과 인간관계라는 굴레에서도 자연스레 벗어난다. 이제야 비로소, 느긋하게 숨을 고를 수 있는 순간이 온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이 여유를 망설이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하신다.


조금은 느슨하게, 조금은 너그러이, 나를 품으며 살아가자.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운 길이 된다.




목차
1장: 힘을 뺄수록 인생은 더 부드러워집니다
2장: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부터 편하게 걸어요
3장: 지나친 관심과 배려는 그만, 이제는 내가 먼저입니다
4장: 건강관리에도 느슨함이 필요합니다
5장: 나이만 먹지 말고, 여유도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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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힘을 뺄수록 인생은 더 부드러워집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더 깨닫게 된다.

힘을 빼야 인생이 부드러워진다는 사실을.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시간도 소중하지만, 그 성실함이 지나치면 고집이 되어 나를 옥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우리 세대는 다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나 보다.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자신을 통제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있는 것이다.


자신을 엄격하게 통제하며 규범이나 매너를 필요 이상으로 깐깐하게 지키려는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생긴 고지식함과 성실함이 낳은 결과라고 작가님은 일침을 놓으신다.


‘도덕’이란 틀보다 ‘덕’을 품은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식들한테는 아예 기대치를 낮춰서 기대지를 말자.


일로부터 해방된 기쁨을 원 없이 즐기자.


약간의 빈틈과 느슨함이 결국 인생을 더 부드럽고 풍요롭게 만든다.


눈에 힘을 잔뜩 주고 살아봐야 나중에 늙어서 눈가 근육만 뻣뻣하게 굳는다. 그러다 보니 어디 가면 사납게 보여서 괜한 오해만 사게 된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힘을 빼자.

세상에 맞서는 눈빛 대신, 살짝 미소 짓는 눈꼬리를 만들어보자.


눈이 부드러워지면, 마음도 부드러워지고, 인생도 훨씬 부드럽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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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부터 편하게 걸어요


편한 방법과, 정석이지만 어려운 방법이 있다면, 과연 나는 어느 쪽을 선택할까?


나는 의외로 약간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라는 말을 오랫동안 실천을 하면서 살아왔다.


편한 것을 찾는 것보다는, 정확한 길을 걸어갔다 와야만 뭔가 더 큰 보람이 있는 것 같았고, 더 많이 배운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쉬운 길을 놔두고도, 어렵고 힘든 가시밭길만 골라 걸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력도 떨어지고, 집중력도 예전 같지가 않다.


이런 상태로 모든 일을 예전처럼 끌고 가려 하면, 시간은 분명 더 오래 걸릴 것이고, 결과 또한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조금 힘들어도 참고 가야 한다.”, “죽기 살기로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된다."라는 사고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때가 왔다.


다행히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이 있다.


그러니 이제는 굳이 험한 길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편한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이제는 그 속에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그 편안함이, 나를 더 멀리, 더 오래 가게 만들어 줄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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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지나친 관심과 배려는 그만,
이제는 내가 먼저입니다


남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느라, 정작 나 자신을 잊고 지낸 시간은 이제 충분하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바람으로 늘 웃고, 비위 맞추고, 참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렇게 지나친 배려는 언젠가 내 마음을 지치게 하고, 정신적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고 와다 히데키 교수님은 따뜻하게 일러 주신다.


생각해 보면, 많은 이들이 젊었을 때, 그런 착한 척, 괜찮은 척을 하면서 자신을 갉아먹었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땐 몰랐다.

내가 그토록 배려하고 애쓰던 상대는, 사실 나에게 큰 관심조차 없었다는 것을 너무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그 바보 같던 시절을 떠올리면 조금은 아깝고,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조금은 늦었을지라도 이제부터라도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나를 먼저 사랑하기로 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이 이 책에서 강조하시는 표현대로, ”good enough”인 것이다.


사소한 일에 마음을 쓰느라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는 일은 이제 그만두자.


모두와 잘 지내기보다는, 나를 지키면서 같이 지낼 수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지켜가자.



무작정 참고 또 참다 보면 오히려 만만하게 보인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갑자기 피식하고 웃었다.


정말 그랬다.

그 옛날, 내 별명이 ‘삼천만의 호구’였다.


우리나라 인구가 삼천만 명쯤 되던 시절이니 말 그대로, 전 국민에게 호구 잡혔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별명은 ‘순등이’였다.


순하고, 착하고, 말 잘 듣고, 잘 참는 사람.

그 별명들은 다름 아닌 가족들이 붙여준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리도 말도 안 되는 별명 앞에 단 한 번의 불평도 못하고 살았는지 답답함이 앞을 가린다.


그땐 그게 미덕인 줄 알았고, 그게 사랑받는 방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착하다’는 말이 꼭 칭찬만은 아니라는 것을…


요즘 세상에서는 그 말이 어쩌면 ‘바보 같다’라는 의미와도 같을 것이다.


참으로 오랜 세월을 호구처럼, 순둥이처럼 살아왔다.


좋은 사람이고 싶었고, 나를 낮추면 더 큰 사랑을 얻을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 참고 또 참다 보니 교수님 말씀대로 만만하게 보였던 것이다.


이제는 안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모두에게 착하게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는걸…


그 오래된 별명들, 이제는 웃으면서 추억하고 있다.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good enoug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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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건강관리에도
느슨함이 필요합니다



검사 결과의 수치가 정상이 아니더라도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신다.


“건강하게 오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 나는 건강하다."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건강한 것이란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이, 이제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하나의 태도로 느껴진다.


아침에 상쾌하게 눈을 뜨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굳이 병원을 들락거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병을 찾으러 다니다가 오히려 병이 되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보게 된다.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병에 걸립니다.“

”진짜 아플 때만 병원을 찾으세요.“


나는 병원을 자주 안 가는 편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가기가 싫어서이다.


그래서 정말로 많이 아프기 전까지는 병원 문을 두드리는 일이 없다.


주변엔, ’병원 쇼핑‘을 취미 삼아 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 모습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 속담에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와다 히데키 교수님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를 하신다.


나이 들어서는 괜히 병원 찾아다니다가, 병명 찾아내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모른 채로 건강한 기분으로 살아가는 편이 오히려 더 밝고 활기찬 삶일 수 있단다,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처럼, 애써 문제를 만들지 말고, 괜히 지레 겁먹고 지치는 일은 만들지 말자.


건강도 삶도 너무 조이면 부러지기 마련이다.


조금 느슨하게, 조금 여유롭게, 내 몸과 마음의 신호에 귀 기울이며 살아간다면, 병이 찾아오는 속도도 한 박자 느려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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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나이만 먹지 말고,
여유도 같이 먹어요


“저건 먹으면 안 돼”

“이건 먹으면 안 돼“


그렇게 하나하나 제한하면서 살아가는 게 진짜 건강한 삶일까?


와다 히데키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먹는 게 오히려 건강의 기본이라고.


이 얼마나 반가운 말인가!


병원에서, 골다공증에 안 좋으니까 이런 음식은 피하라, 당뇨에 안 좋으니까 저런 음식은 피하라는 충고에 한동안 충실히 따랐다.


살은 조금 빠졌지만, 문제는 살보다 삶의 재미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 좋아하던 우동도 끊고, 수제비도 포기하고, 무엇보다 부엌에서 반찬 만들다,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던 그 기막힌 즐거움을 잃어버렸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문득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명분이 떠올랐고, 그때부터 다시 맥주도 한 잔, 하이볼도 만들고, 가끔 라면도 즐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날 수가 없다!

비로소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와다 히데키 교수님의 신간인 《 어른의 느슨함 》에서 가장 반가웠던 구절은 ”술을 마셔서 즐겁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원하는 만큼 마셔도 된다"라는 대목이었다.


다만 혼자서 마시는 ‘혼술’은 피하라고 한다.


그 이유는 혼술을 하다 보면 점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나로선 그 부분이 좀 납득이 안 된다.


나는 혼술이 좋다.

아니, 좋아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나에게, 누구랑 함께 마시는 건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솔직히 말하자면, 혼자 마시는 술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 누구 눈치 볼 것도 없고, 내 리듬대로, 내 기분대로 한 잔 마시는 그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편하다.


가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과 모여서 함께 술을 마시다 보면, 이상하게 기분 좋게 시작했다가 기분 안 좋게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이 마시는 자리는 피하게 되고, 나는 다시 부엌에서 요리하면서, 조용히, 시원하게 한 잔을 음미한다.


다행히 주량이 약해서 많이 마시지를 못하지만, 그저 한 잔, 그 순간을 즐길 뿐이다.


만약 누군가 ‘혼술’을 하면서 슬퍼한다거나, 우울한 감정에 젖어든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여럿이서 마셔도 결국 혼자 외롭다고 느끼지 않을까?


‘혼술’이든, 함께 마시는 술이든, 중요한 건 어떻게 마시느냐, 그리고 그 시간을 내가 얼마나 즐기느냐에 달려있다.




와다 히데키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오늘도, 내일도 여행하는 마음으로 살라고.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더 늙어가는 나’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도 실험한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것에 도전해 봐야 한단다.


지금까지는 멀리했던 화려한 옷을 입어봐도 좋고, 평소에는 지나가지 않을 길을 지나가보는 것도 좋단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보자.


하나도 못 해도 된단다. 어느 정도 실패해도 괜찮고, 바로 그만둬도 되고, 질질 끌어도 상관없단다.


그 모든 것이 다 ‘실험’이고, 그 실험 안에서 삶은 조금씩 더 유연해지고, 더 느슨해진다.


그리고 그 느슨함이,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한다.


이 한마디가, 새로운 도전을 앞에 두고 움츠러든 나를 조금씩 앞으로 밀어준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을 해보자.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즐거움이, 내일의 어디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행은 언제나 낯선 길에서 시작된다.


그러니 오늘도, 낯선 나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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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히데키 교수님은, 모든 일에 100점 만점을 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씀하신다.


알고 보면, 세상일은 대부분 80점만 맞아도 충분하단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왜 그렇게 예전엔 100점을 받겠다고 이를 악물고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저 우습기만 하다.


그 옛날,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보기 위해 잠도 안 자고 공부했던 내가 떠오른다.


심지어 노는 날, 딸을 데리고 도서관에 가서 면허 시험 문제집을 풀고 있었으니 말 다 했다.


그 모습을 본 딸이 한마디 했다.

누가 운전면허 필기시험공부를 도서관까지 와서 하냐고…


그땐 정말 진지했다.

결국 필기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선생님의 호명에 일어나서 참가했던 수험생들로부터 박수까지 받았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우스운 이야기인가…


물론, 지금은 전부 컴퓨터로 시험을 보는 시대지만, 그때는 종이 시험지를 받아서 하나하나 쓰고 제출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우습고 창피하다.


운전면허는 60점만 넘으면 합격이다.


60점이나 100점이나, 면허증 받으면 다 똑같다.

운전을 더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100점 받았다고 누가 박수를 계속 쳐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완벽’이라는 단어에 목을 맸을까.


지금은 안다.

100점 인생이라고 다 성공한 인생이 아니라는 것.

80점만 받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와다 히데키 작가님 말씀처럼, 나이가 들수록 잘하려는 마음보다, 잘 살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마음으로 깊이 느끼게 된다.


그 옛날,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을 무시하고, 나는 무던히도 꿰매고 또 꿰매면서 그 황새 뒤꽁무니를 쫓아다녔다.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해댄 것이다.


열심히 하면 뭐든 가능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시절은 이미 흘러가 버렸고, ‘고진감래‘가 아니라, ’고진통래‘가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도.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80점도 가끔은 버거울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즘은 기대치를 조금 더 낮추는 연습을 한다.


60점이면 대부분 통과가 되니까, 그러면 된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교수님이 던진 말씀이 참 좋았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느슨하면 됩니다. 나이에 맞게 느슨해질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느슨하게 산다면 제 기준에서는 ‘good enough’이며 제대로 나이를 먹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제 칠십 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내 사전엔 ’느슨하게‘라는 말이 없다.


마음으로는 ’그래야지‘하면서도 평생을 바쁘게, 빽빽하게 살아온 습관이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는, 억지로라도 ’느슨하게‘ 살아보자.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자.


더 이상 ’perfect’라는 단어를 외치지 말고, ‘good enough’를 외치며 살자.


”good enough”


이 얼마나 근사하고 멋진 말인가…


어른의 느슨함

무엇보다도 이 책은 두껍지 않고,
글씨도 크고, 줄 간격 또한 넉넉해서
우리 같은 노인들이 보기에도
참 편안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을 일이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배려 깊게 구성된 이 한 권이
참 고맙고도 다정하게 느껴졌다.




윌마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값진 책을 흔쾌히 제공해 주신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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