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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명랑하게 살기로 했다! 이호선/김사랑

업글할매 책방 이야기

by 업글할매

책을 펼치기 전, 언제나처럼 책 표지를 꼼꼼히 들여다봤다.


왜 그리도 웃음이 나던지…


줄무늬 바지를 입은 중년의 캐릭터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심지어는 뒤로 재주까지 넘는다.


이렇게 명랑한 중년이라니~~


순간, 늘 맑은 에너지로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이호선 교수님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호선 작가님의 베스트셀러 [오십의 기술]에서 “오십이 넘으면 막춤을 추라!”고 하던 그 명장면이 겹쳐진다.


그 말처럼, 인생의 한복판에서 춤을 추듯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중년의 기술일지 모른다.


언뜻 보면 마치 아이들 그림책 같지만, 다시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림 속 인물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인생을 즐기고 있는 ‘어른 아이’이다.


삶의 무게를 안고 살아온 우리네 ‘어른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토록 생생하고 발랄하게 중년을 신나게 그려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호선 작가님과 김사랑 작가님의 따뜻한 통찰과 유쾌한 시선 덕분인 것 같다.



《 이제 나는 명랑하게 살기로 했다 》, 이 책의 공동 저자이신 이호선 교수님은 이미 중년 멘토로 유명하다.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노인상담 센터장으로 활약하시면서, 지금도 변함없이 TV에 나와 특유의 유쾌함으로 복잡한 심리를 쏙쏙 풀어준다.


《 오십의 기술 》, 《 이호선의 나이 들수록 》등의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세바시’에 최다 출연한 대표 강연자로도 이름을 날리신다.


같은 공동 작가이신 김사랑 원장님은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시다.


암 환자 전문 병원 진료 원장으로 계시다가 현재는 압구정에 위치한 ‘김사랑 이문 슬리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 면역 다이어트 》가 있으며, 《 나는 몸신이다 》등의 TV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여 건강 지식을 나누고 계신다.



목차:
1장: 이제 나는 자유롭게 살기로 했다
2장: 이제 나는 활기차게 살기로 했다
3장: 이제 나는 유쾌하게 살기로 했다
4장: 이제 나는 신바람 나게 살기로 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말했다.


“ 늙어가는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늙어 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


이 말 한 줄이 오랫동안 마음에 머문다.


젊음이 신이 주는 선물이라면 나이 듦은 내가 빚은 나의 예술이니,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나이테처럼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자, 인생을 최종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라는 말씀이 너무도 멋지다.


젊음이 신이 잠시 빌려준 선물이라면, 나이 듦은 내가 한 땀 한 땀 공들여 만들어낸 나만의 예술인 것이다.


그래서 늙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의 흔적을 겹겹이 새겨가는 일이다.


마치 나이테처럼~~


그 안에는 기쁨도, 슬픔도, 살아낸 모든 날이 고스란히 담긴다.


과거에는 “늙는 게 두렵습니다”라고 불안을 주로 말했다면, 요즘은 ’멋있게 나이 드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더 자주 한단다.


그렇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삶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한 시대다.


작가님의 말씀처럼 늙는다는 건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


더 단단하게, 더 따뜻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더 명랑하게 살아야겠다.



“이제 나는 자유롭게 살기로 했다.”


1장은 나를 가두던 모든 틀에서 벗어나는 선언이다.


눈치 보기, 비교하기, 그리고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자책까지!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1장에서 가르쳐 준다.


그동안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회사의 누구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진짜 나’로 살아갈 차례다.


하고 싶은 걸 해도 되는 나이, 이제야 시작한다.


자유는 젊음의 특권이 아니라, 중년의 필수 영양소다.


지금까지 인생을 버텨낸 우리는 모두가 ‘생존자’라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한두 번의 실패쯤은 익숙하고, 넘어지면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수많은 기억들이 몸속 어딘가에 단단히 새겨져 있는 것이다.


누적된 극복의 경험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러낸 인생 특공대라는 말씀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비로소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그 어떤 비난에도 움츠러들지 않는 마음의 힘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막춤을 추더라도, 나만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단다.


그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


결국 자유란 “이제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겠다"라는 다짐에서 시작된다.


단, 그 자유는 타인을 해치지 않는 선 안에서, 내 삶의 책임을 온전히 내가 짊어질 때 가능한 일이다.


내가 살아낸 삶을 사랑하며, 누구의 삶도 아닌, 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는 것, 그것이 진짜 자유라고 하신다.


“ 이제 나는 활기차게 살기로 했다.”


2장에서는 우리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제는 소파와 친했던 지난날은 뒤로하고, 운동화 끈을 조이고 무조건 문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중년 이후에도 활기를 되찾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친절하게 소개된다.


식단부터 운동, 그리고 일상 속 작은 습관들까지, 기운 나는 삶을 위한 작지만 강력한 실천법들이 가득 담겨 있다.


“나이 들어 넘어지면 끝장이다.”


이 한 문장이 가슴에 깊이 박혔다.


이호선 교수님께서도 늘 강조하시는 말이 있단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셔요~~”


단순한 충고 같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말의 무게는 점점 더 커진다.


젊었을 땐 넘어지면 무릎 좀 까지고 말 일이지만, 지금은 그 한 번의 낙상이 삶 전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


나 역시 일 년 전, 골다공증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날 의사 선생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절대 넘어지시면 안 됩니다.”


누가 넘어지고 싶어서 넘어지나~~


이제는 넘어졌다 하면, 잘못하다가는 요양원으로 직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매일 걷고, 스트레칭하고, 근력운동도 하면서 영양 또한 꼼꼼히 챙긴다.



“이제 나는 유쾌하게 살기로 했다.”


3장에서는 웃음의 근육을 기르고, 불쾌함을 비켜나가는 기술을 알려준다.


유쾌함이란 기분 좋은 웃음만을 뜻하지 않는다.


기분 나쁜 말을 들었을 때, 유쾌하게 받아치고 나를 지키는 법, 남의 말에 덜 상처받고, 내 기분은 내가 돌보는 법을 가르쳐 준다.


“상처받지 않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인생이 훨씬 가벼워진다, ”


이호선 교수님의 센스 있는 조언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해 준다.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단다.


마음이 꺾이고 자신감이 사라질 때, 그럴 때는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신다.


그 마음 근육을 단단히 키우는 법은 바로 나만의 위로 요소를 만드는 것이다.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는 나만의 장소 하나, 달콤하고도 은밀하게 나를 위해 허락하는 작은 사치 하나, 이것만 있어도 마음이 기운다.


작년인가, 나는 남편 몰래 나만의 위로 장소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아주 비싸고도 맛있는 짬뽕 한 그릇을 혼자서 천천히 음미했다.


그날, 근사한 분위기에서 먹었던 그 짬뽕의 맛은 그냥 짬뽕이 아니었다.


진한 국물 속에 위로가 스며 있었고, 면발 하나하나가 나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그 한 끼로 나는 다시 충전되었고, 신랑한테 있는 대로 잔소리를 듣고 구겨질 대로 구겨진 나의 자존심이 조금은 되살아난 기분이었다.


때론 이런 호사도 필요하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래봤자 병원비나 약 값보다도 훨씬 싸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겐 그 짬뽕 한 그릇이 진짜 자기 돌봄이었다.


자주 가지는 못하더라도, 살면서 가끔은 꼭 해야 할 마음 회복 의식 같은 것이다.


나를 위한 이 정도쯤은 충분히 해도 괜찮다.


나이 들수록 더더욱 그래야 한다.


내 마음을 내가 먼저 토닥여주는 일, 그것이 나를 다시 일으키는 첫걸음이다.



“이제 나는 신바람 나게 살기로 했다.”


마지막 장인 4장에서는 삶의 엔진을 다시 켜는 법을 말해주신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취미,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 이제는 그것들을 다시 켜는 시간인 것이다.


‘신바람’은 거창한 게 아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걷고, 마음 맞는 친구와 수다 떨고, 혼자 커피 한 잔에 미소 짓는 그 순간, 바로 그것이 신바람이다.


놀 줄 아는 사람은 혼자서도 재미있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때 유행하고 아직도 진행 중인 ‘홀로서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한 사람이라면, 이 말의 뜻을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혼자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여도 행복한 상태인 것이다.


한때는 외로움이 두려워 쓸데없이 밥도 잘 샀다.

친구에게, 지인에게,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그렇게라도 누군가와 이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내가 진심으로 밥을 사고 싶은 사람에게만 지갑을 연다.


헛된 오지랖은 덜고, 그 돈으로 나 자신에게 투자한다.


하고 싶던 공부도 하고, 새로 출시되는 아이패드도 사고, 내 손으로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다.


사실 맛집을 돌며 소소한 여행을 하는 소망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삼식이 아저씨와 함께 하는 이번 생에서는 그런 럭셔리한 꿈은 과감히 접기로 했다.


그 대신 우리 집 양반 하고의 행복한 노후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신바람 나는 놀이를 찾아본다.


하늘이 남편의 편을 들어주셨는지, 이제는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안 좋아서 마음 놓고 다니지도 못한다.


하지만 찾으려고 하니까 얼마든지 지척에 널려있더라.


집 앞에서 매일 하는 운동도 즐겁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배우는 AI 공부도 너무 신난다.


게다가 지난주에는 드디어 정식으로 한국 방송통신대 1학년 학생이 됐다.


오는 9월 1일부터는 나도 대학교 수업이라는 것을 들어보게 된다.


비록 캠퍼스 생활은 누리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교재를 펴고,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어느 때보다 배움의 기쁨이 크게 다가온다.


칠십 대에 대학생이라니…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그야말로 신바람 나는 인생이 나한테도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안 되는 것에 미련 두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지금 이 순간을 뜨겁게 살아가기로 했다.


할 수 있는 만큼, 나답게~~


그게 바로 신바람 나는 인생인 것이다.






《 이제 나는 명랑하게 살기로 했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름 정리를 해본다.

1장에서는 나는 나답게 살기로 결심하고
2장에서 기운을 되찾고

3장에서 기분을 돌보고
4장에서는 다시 즐기기 시작하면 되는 것 같다.

1장에서 4장까지의 목차는
단순한 구성이 아니라

우리 인생을 다시 설계하게 해주는
하나의 안내도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제, 당신이 당신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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