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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한 김선생님 Jan 29. 2022

나에게 찬란한 그분

"브런치에 글 좀 써봐 봐. 왜 요즘 많이들 쓰잖아."

"아유, 글이라뇨. 저는 일기나 끄적거리는 거라서요."

"일기를 브런치에 써. 그럼 되겠네."


그래서 얼결에 브런치를 시작했지만, 둘러보면 볼수록 나의 글은 작아져만 갔다. 세상엔 참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또는 유쾌하게 글로 풀어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며칠은 넋을 놓고 이리로 저리로 구경을 하러 다니며 내 글은 별것도 아니구나 소심해졌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가 좋으면 됐지 뭐.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자. 


 브런치에 일기를 써보라던 그분은 꽤 오랫동안 나의 직장 상사이자, 선배이자, 어른이다. 사실 몇 번 만나 뵙지는 못했다. 신기한 것은  만날 때마다 주옥같은 이야기를 툭툭 던져주신다는 거다. 

가볍게 툭,  "선생님, 이거 해볼래? 그건 어때?"

그 말에 혹 한다. 강요도 아니지만, 항상 이끌려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홀 듯.

 일이 꼬일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을 때, 먼 길을 달려  조언을  해주러 오시더니 며칠을 끙끙 앓고 있던 나에게 무심히 한 마디 던지신다.

"이렇게 하면 되겠는데?"

와우! 사람에게서 빛이 난다. 홀린 듯 박수를 친다. BRAVO!

그리고 또 "후배들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해." 멋진 말을 또 툭.

반할 수밖에 없다. 

인생을 살면서 만나게 되는 귀인이 있다고 한다.

나를 알아봐 주고, 인정해 주고, 나를 일깨우는 찬란한 그분이 좋다.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교사의 길. 이제 얼추 반 정도는 온 것 같은데 요즘 같아서는  이 길에 끝은 있을까 고민스럽기도 하다.  후배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이제는 그들에게 가르쳐줄 것이 많아야 하는 선배교사이기도 하지만 나는 아직 초임교사 그 언저리에 있는 듯하다.  


'찬란하지는 못하지만, 가늘고 길게 정년까지, 부단히 성실하게 뭐든 하고 있는 교사가 될 테니 그것만으로 영감을 받으실 분을 구해요. '


열심히 살아야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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