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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한 김선생님 Feb 06. 2022

고양이 참치

우리 집 고양이로 사는 기분은 어떠신가요?

왜 그러고 있는 건데?

멍한 눈빛으로, 세상 다 산 것 같은 처연함으로. 이제 두 살 된 그가 꽤 요상한 포즈로 누워, 아니 널브러져 있다.

그러다 불현듯  피아노 위로 올라간다.

피아노, 은퇴 이후에 쇼팽을 연주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으로 구입해둔 나의 피아노 위를 올라가면서 내 귀한 그것에 발톱 자국을 내고, 건반 두 개를 즈려밟는다

내려오며 또 밟는다. 주인님이 소리를 지르던 말던, 피아노 현이 끊어지면 어떻게 하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잔다. 잠이 오냐? 잠이 오냐!


또 사뿐히 내려와 귤 박스 안에 자리를 비집고 앉는다.

고선생님, 팔자가 편하십니다. 부럽다, 감귤 박스 안에서 평온해 보이는 그대의 모습이. 잠시 바라본다.

고양이 말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기계가 생겼으면 좋겠다.

" 주인아, 사진 그만 찍고 너의 일을 좀 해."

그래, 쇼팽을 연주하며 살아가려면 경제적 자유는 필요하다. 다음 주 강의에 쓸 자료를 만들다가 문득 우리 집 고양이로 사는 그가 부러워서. 적어봄.

고양이 팔아요 당도선별 제주감귤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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