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냥한 김선생님 Feb 05. 2022

유치원에서 만나는 AI로봇(오조봇)

선을 따라가는 로봇

인공지능이 곧 로봇은 아닙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로봇은 물리적인 구조를 갖춘 기계이고요, 인공지능은 논리적인 구조를 갖춘 프로그램인 거죠. 로봇과 인공지능 만나 점점 더 편리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요. 식당에 가면 음식을 가져다주는 다양한 서빙로봇을 만날 수 있고, 아! 물론, 직은 식당 사장님과 로봇이 함께 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로봇도 수습기간인가 봐요.  박스의 모양이 달라도 척척 정리해주는 로봇팔(팔타이징 로봇)도 쉽게 볼 수 있죠. 자동으로 식물을 키워주고, 수확해 주는 농업용 로봇도 있어요.  다이어트를 함께 해주는 로봇도 있었으면 좋겠......


유치원에도 이런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한 인공지능교육이 많이 시도되고 있어요. 꽤 오래전부터 로봇은 교실로 들어와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교구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로봇의 물리적 구조를 완성해보는 일에 더 중심을 두고 이미 제작된 프로그램을 입혀보는 일을 주로 했었다면, 요즘에는 훌륭하게 완성된 로봇에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보고 조작해보는 것을 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귀엽고 깜찍한 로봇이 많아요.


단순히 로봇을 가지고 놀이한다기보다는 로봇과 놀이하면서 인공지능을 경험하고 컴퓨터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알아가는 겁니다.


인간이 오감으로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할 때, 로봇은 다양한 센서로 이것을 대체합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센서를 알려주고 싶을 때 '오조봇'을 활용해 봅니다.  오조봇은 바닥에 센서를 통해 선을 인식하고 선을 따라가는 로봇이에요. 선을 따라가는 기능을 가진 로봇을 라인트레이싱 로봇이라고 한데요. 라인트레이싱 기능을 가진 로봇의 종류는 정말 많아요. 코끼리 모양 지니봇, 타요버스 모양 로봇, 거북이 모양 터틀 로봇 등 선을 따라가는 기능은 똑같습니다.

오조봇(인터넷이미지)

오조봇은 작고 동그랗고 귀엽습니다. 일정한 굵기의 선을 따라가고, 4가지 색깔(검, 파, 빨, 초)을 인식합니다. 선 색깔에 따라 머리의 led불빛도 달라져요. 색깔을 순차적으로 인식시켜주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액션도 보여줍니다. 오조코드가 있어요. 그래서 초등학생 이상의 학급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에도 많이 활용하기도 합니다만 유치원에서는 어려웠어요. 그래서 오조코드 스티커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뭐, 괜찮아요. 우린 오조봇 가지고 할 수 있는 놀이가 많으니까요. 이렇게 갖고 놀다가 익숙해지면 초등학교에 가서 좀 더 편하게 코딩해볼 수 있을 겁니다. 너무 작아서 혹시나 집어던지거나 발에 밟히면 어떻게 하지? 고민했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조심해서 잘 다뤄줍니다.


오조봇의 재미있는 점은 선을 따라가다가 흰색 바탕이 나오면 멈추고, 두 가지 이상의 길이 펼쳐지면 랜덤으로 길을 선택해서 따라가는 겁니다.

처음엔 길을 그려줬어요. 랜덤으로 길을 찾아가는 오조봇을 보며 재미있어합니다.  그러다가 직접 길을 만들어보고 싶어 해요. 오조봇 길은 사각촉 매직펜으로 그릴 수 있는데, 아이들은 일정한 굵기로 그리기 힘들어하니 연필을 줍니다. 모양을 그리라고 하고 연필선을 따라서 교사가 일정한 선으로 그려주면 됩니다.  

 오조봇 길, 아이들의 길은 정말 다양합니다.

 오조봇 길을 만들어 여러 번 놀이를 하고 나면 좀 더 복잡한 길을 만들고 시합을 하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오조봇 경기장을 만들겠다고 했어요. 커다란 전지를 내줬더니 10가지가 넘는 개성 강한 트랙을 만들었어요.


오조봇 경기장의 시작, 연필로 선을 긋고 교사가 매직펜으로 다시 그려줍니다.
경기장 트랙을 만들어서 오조봇 경주를 시작했어요. 빨간 점에 도착하면 이기는 겁니다.

오조코드 스티커를 붙여서 1등으로 들어온 친구를 되돌려 보낼 수도 있지요.  오조봇 경기는 언제나 예측 불가하기 때문에 경기 중계를 맡은 아이(하얀 티셔츠)도 신이 납니다.


오조봇이 길을 랜덤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가위, 바위, 보 놀이도 할 수 있어요. 양쪽에서 가위, 바위, 보  그림으로 길을 선택해서 갑니다. 지는 길로 오조봇이 들어가도 어쩔 수 없어요. 매우 안타까워합니다.

양 쪽에서 가위, 바위, 보 그림을 향해 랜덤으로 길을 선택합니다.

블록을 이용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물을 만들고, 오조봇 여행길을 꾸며보았습니다

오조봇이 익숙해지면 말하지 않아도 블록도 가져오고, 건축물을 만들고 오조봇을 함께 가지고 놉니다. 세계 여러 나라 놀이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스페인 구엘공원을 만들고, 프랑스의 에펠탑도 세우더니 오조봇 길을 만들고 오조봇에게 세계 여행을 시켜 줍니다.


교실에 오조봇을 데리고 가보세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