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대자연과 Serendipity (뜻밖의 행운)

by 박성기


울란바토르 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두 시간 만에 테렐지 국립공원의 품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실 볼 것이 없다고 한다면 정말 없을 수도 있는 몽골의 대자연이었지만, 초원 끝자락의 민둥산은 바라볼수록 오묘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그 풍경에 점차 익숙해질 무렵, 작은 산고개를 넘자 국립공원의 웅장한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새로운 선물을 안겨주었다.




몽골의 대평원은 미국, 중국, 호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높은 바위산과 그 아래 펼쳐진 초원의 절묘한 조화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가로질러 라마 불교 사원인 아리야발까지 가는 길은 온통 비포장도로였다.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산세는 마치 4D 영화처럼 다가왔다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고, 그 길 위에서 유튜브를 통해 보았던 유명한 거북바위도 지나쳤다.




드디어 사원 입구에 내리자 높은 산의 중턱에 화려한 단청색 사원의 모습이 보였다. 몽골의 뜨거운 태양 아래 땀을 흘리며 올라가는 길에 코끼리 코를 상징하는 108개의 계단이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멈춰 섰을 때, 상상하지 못했던 인연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유타에서 온 한 커플이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낯선 타인이지만, 작은 공통점 하나에도 큰 반가움을 느끼는 법이다. "그때, 그 커플이 제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의 첫마디는 “Excuse me, could you take a picture for us?”였다.




“Sure. Stand over here. The background is really nice here.”


“Thanks a lot. It’s kind of you.”


“Oh, no. But where are you from?”


“Utah, in the US. Have you heard of it?”


“Of course! I've driven on I-15 many times.”


“Wow, for real? Where were you headed on that road?”


“West Jordan, Parks City and a bunch of other places.”


“Wow, Parks City? that's incredible! What a small world.”


“What a coincidence! Parks City is where my last name comes from. By any chance, do you know Gary Cox?”


“He's a police officer? That name sounds familiar.”


“Yes, that's right. He's a former police chief and roommate at the FBI academy.”


“This was a great serendipity! I'd love to stay in touch.”




우연의 일치에 웃을 주고 받는 인사를 나눈 후, 계단을 올라 코끼리 머리 모양의 사원 법당 입구에 섰다. 고개를 돌려 멀리 바라보니, 칭기즈 칸이 내달렸을 법한 몽골의 웅장한 산악지대, 켄티산맥의 풍경이 비단길처럼 펼쳐져 있었다. 그 풍경을 가슴에 담으며, 계단을 올라오는 유타에서 온 커플을 내려다 본다.



문득 2003년 미국 FBI National Academy(212th) 603호 룸메였던 고마운 오랜 친구 Gary Cox가 떠올랐다. 아카데미 수료 후에도 공적인 일과 개인적인 일로 Gary와 한국전 참전용사인 아버지를 비롯하여 그의 가족을 몇번 만났다. 지금도 이메일로, 전화로 연락을 하지만 얼굴 안보지 오래다. LA에서 아름다운 15번 도로를 달려 Utah의 그를 만나러 가던 내 모습이 떠 올랐다.



낯선 땅에서 만난 작은 인연이 먼 추억을 불러오는 순간이었다. It's serendi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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