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의 풍경과 사람의 숨결을 찾아가는 여행자이다. 나에게 여행은 지리적 좌표로 이동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결과 그 속에 깃든 사람의 숨결을 연결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즉, 대지의 무늬 위로 피어난 사람의 향기를 따라서 가는 여행자이다.
나의 여행은 자연을 바라보며 나에게 스며드는 '감상'에서 시작된다. 깎아지른 절벽의 서늘한 기운을 보거나, 굽이치는 강물의 흐름을 마주할 때면, 나는 그 풍경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그러면서 감동이 동시에 온다. 그 감동은 이내 지리적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이 거대한 자연은 어떤 지각의 풍파를 견디며 지금 내 앞에 서 있는가?" 오랜 세월 동안에 형성된 지형을 이해하는 것은, 그 땅이 품어낼 생명들의 운명을 미리 엿보는 일과도 같다.
지형을 이해하고 나면, 그 자연 속에서 살아온 사람을 본다. 사람은 당대를 살다 가지만 그가 남긴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그 땅에서 살아낸 '사람의 냄새'를 쫓는다. "사람은 죽지만, 그 향기는 후대에 전해진다"라는 믿음이 있다. 위대한 인물도 그 땅의 흙을 밟고 살아 낸 사람이다. 나는 그들이 마주했던 바람의 온도를 느끼며 그들이 남긴 보이지 않는 정신적 유산을 따라간다.
지형이 사람을 빚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울려 역사를 만든다. 나의 여행은 풍경에서 시작해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갔다가, 다시 그들의 정신이 녹아든 대지로 돌아오는 순환이다. 거친 바위산 아래서 굳건한 의지를 배웠던 인물을 떠올리고, 다시 그 인물을 닮은 산을 바라보는 일. 그것이 바로 내가 세상을 읽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