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보다 무거운 '양심'의 무게

by 박성기

명예보다 무거운 '양심'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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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홀리데이의 <데일리 필로소피>에서 "좋은 일과 나쁜 일의 기준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인가, 마지못해 하는 일인가에 달렸다"라는 문장을 마주한다. 최근 라이온스 클럽의 차기 제1부회장직 승계를 두고 했던 깊은 고민을 떠올려 본다. 나는 40년 넘는 세월을 공직과 법조계에서 보내며 책임감을 최우선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개인적 명예라는 외적 가치보다 내면의 즐거움과 조직에 대한 진정한 기여를 우선순위에 두는 결정은 나에게 매우 절실한 문제였다.



지난 1년 동안 국제라이온스클럽 354D지구 개포 클럽 제2부회장 임기를 마치고 당연히 다음 직책을 이어받아야 했다. 그것이 나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그사이 내 삶의 풍경은 크게 변했다. 여건의 변화로 법무사 사무실의 실무 비중이 늘어 직접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다. 지난해 봄, 정상의(頂上義) 행정사 합동사무소를 열어 대표 행정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달에 위촉이 연장된 '서울시 마을 법무사'의 봉사활동도 포기할 수 없다. 게다가 1년 사이에 브런치 작가 데뷔와 함께 글쓰기 모임에서 시작된 집필 활동이 삶의 소중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새로운 일들은 이전의 단체나 봉사활동 일정을 다이어트하여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야만 가능한 것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직책을 억지로 맡는 것은 결국 개인의 명예욕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조직 발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다른 분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공인으로서의 진정한 책임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이미 했던 약속을 번복하는 과정은 괴롭고 미안한 일이었다. 나의 약속 이행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회원들의 당혹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라이언 홀리데이의 말처럼 '좋은 일이란 그 자체로서 좋은 것'이다. 제대로 하지 못할 줄 알면서도 직책을 수용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섞인 결정일 뿐이다. 나는 이러한 나의 양심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성찰하였다. 이정학 지도 위원님과 이완용 회장님께 현재의 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감사하게도 그분들 역시 내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수용해 주셨다. 내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선택했을 때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좋은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배울 수 있었다.



이번 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주위의 기대나 온정에 이끌려 자신의 사정을 냉철히 살피지 못한 채 약속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본인과 타인 모두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 '환경이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나의 신념처럼, 스스로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그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단단한 삶의 태도일 것이다.



*개포클럽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나의 철학 21일 챌린지, 제1일(데일리 필로소피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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