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어. 이 방식으로도 일을 할 수 있겠어!" 라이언 홀리데이가 <데일리 필로소피>소개한 루스벨트의 한마디는 불행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말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휠체어 타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했다는 명언이다. 불행은 결코 내가 선택해서 찾아오지 않는다. 타인과 나의 행위가 원인이 되기도 하고, 혹은 예방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행의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행을 받아들이는 태도, 그리고 이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이 문장을 오늘의 글감으로 고른 이유는, 최근 겪은 황당한 사건 속에서도 이 철학적 문장을 실천하며 내 삶의 주권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검찰 수사관 20년, 로펌과 법무사 20년 등 40년의 세월 동안 타인의 법률적 고통을 해결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왔다. 내 앞에서 자신들의 깊은 속을 보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는 그것이 나의 일인 양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가려운 곳, 고통스러운 점을 정성을 다하여 살폈다. 그간 수많은 격려와 칭찬을 받았다. 그들 중에는 한강철교에서 자살을 기도했던 사람도 있었다. 나의 사인을 가보로 보관하겠다는 이도 있었다. 나는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고소를 당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공직을 떠나 단체 활동을 하던 중,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하는 정치 성향의 세력으로부터 전략적인 고소를 당하는 불행을 마주하기도 하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여 방황하는 의뢰인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었던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본인이 의도한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자 나에게 화풀이하며 나를 고소하였다. 고소 내용이 사실도 아니기에 증거도 없지만,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은혜를 이런 식으로 갚나라는 배신감이 들었다. '종로에서 뺨 맞고 강남에서 분풀이하는 식'이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속담과 비슷하다. 그의 경솔함은 정직하게 살아온 나의 직업윤리와 이미지에 엄청나게 큰 타격을 주는 불행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원망하며 상황을 한탄하기보다 차분한 법적 대응을 택했다. 내가 해결 가능한 불행은 더 이상 불행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상담 내용을 냉정한 제3자의 시선으로 철저히 기록하여 나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꼼꼼하게 남겨둔 기록 속에는 당시 상담의 역사와 선명한 기억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한번 검어지면 희기 어렵다. 사람을 만날 때 옥석을 가려 신중하게 처신하자." 가슴 아픈 격언이지만, 이 또한 나의 내면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불행 자체에 낙담하지 않고, 루스벨트처럼 "좋았어!"라고 외치며 나만의 방식으로 전진하려 한다.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환경이 나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라는 사실을 나는 매일의 기록으로 증명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