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아니, 안 괜찮다. 그래서 글을 써본다.
언제인가부터 학교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것이 불편해져서 주로 집에서 혼자 공부를 하고 수업이 있을 때만 학교에 간다. 그마저도 매일 아침 가기 싫어서 온갖 핑계를 생각하다가 하는 수 없이 '꾸역꾸역' 가고 있다. 2개의 수업을 수강 중인데, 모두 독강이고 강의실에 친한 사람도 없어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다녀오는 것이 다반사이다. 이러한 우울한 하루들의 무한 반복.
요즘 겪는 이 고통의 가장 빠른 진통제는 바로 케이크이다.
예쁜 포크를 들고,
케이크 위에 가득 얹어진 부드러운 크림을 지나
맨 아래층의 시트까지 살포시 푸--욱 뜬다.
조심스레 입 앞으로 가져와서 한 입에 냐--암.
그 순간, 불안으로 요동치는 나의 마음은 진정되고 주변이 밝아진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흐를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니 매 순간 케이크가 정말 사무치게 먹고 싶다. 하지만 주로 비건 케이크나 달지 않은 케이크 만을 먹는 등 나름 까다로운 디저트 입맛을 소유하고 있기에 내가 원하는 케이크를 주위에서 쉽게 구하지 못한다. 그렇게 매일 나의 몸은 이곳, 책상 앞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망원동 어딘가에서 방황을 하고 있고, 이는 나의 케이크에 대한 집착을 풍선처럼 부풀리고 있다.
케이크를 먹고 싶다는 마음이 배고픔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무언가에 대한 결핍으로 힘들어하는 내 마음이 잠시라도 괜찮아지려고 아등바등 애를 쓰고 있다는 것도. 케이크는 아니지만 과일이나 직접 만든 어설픈 간식으로 그 마음을 매일 달랜다. "조금만 참고 공부한 다음에 나중에 더 맛있게, 기분 좋게 먹자." 하면서. 이렇게 오늘도 '꾸역꾸역'이라도 절제하고 참아가는 내가 대견하면서도, 조금은 안쓰럽다.
매번 불안한 마음 파도에 휩쓸려만 다니다가 오늘 처음 이 마음을 멀리서 바라보며 관찰해 본다. 그리고 이곳에 기록해 본다. 오늘도 어김없이 케이크를 참고 있는 나이지만,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든다. 진통제가 없는데 마음이 꽤나 차분해지고 있다. 그래,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이라 믿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