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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범 Jan 28. 2020

대학 출석체크, 과연 필요한가?

나는 졸업을 앞둔 예비 졸업생이다.

대학을 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고

공부도 했지만,


한가지 의문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 의문은 바로,

'대학에선 왜 출석체크를 할까?'이다.


최근 몇몇 대학에서 QR코드, 위치기반서비스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출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교수는 출석 확인에 드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이고, 

대리 출석 및 ‘출튀(출석 후 도망가는 행위)’ 등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위 사례를 통해 대학이 출석 제도를 더 엄격하게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렇다면 대학은 왜 이렇게 학생들의 ‘출석’에 집착하는 걸까?


유학생들이 우리나라 대학의 시스템 중 적잖게 불만인 부분이 바로 ‘출석 제도’라고 한다. 

그들은 중·고등학생도 아닌데 왜 출석 체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유럽의 많은 대학에선 출석 제도가 없어졌다(물론 강화된 곳도 있다).


대학생이라면 교수의 강의를 들을지, 자신이 혼자 공부할지 판단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개개인에 따라서는 강의 계획서상에서 이미 알고 있거나 

굳이 수강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가령 수강한 어떤 강의가 1주 차 때 덧셈을 배우고 2주 차 때 뺄셈을, 3주 차 때 곱셈을 배운다고 가정하자. 


만약 본인이 덧셈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1주 차 강의에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다소 오만한 발상일 수도 있지만, ‘재수강’을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강의를 신청할 수 있는 것처럼, 

원하는 수업만 들을 수 있는 세세한 권리도 우리에게 주어져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출석 체크를 엄격하게 하지 않더라도 수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학생은 수업을 들을 것이다. 

반대로 출석 체크가 엄격해질 경우 수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억지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억지로 듣는 수업에서 효과적인 공부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다. 


수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학생들에게 

수업을 강요한다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질까?


대학의 본 취지는 ‘자유롭게 진리를 추구하는 학업의 장’이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기초지식을 배웠다면, 

대학은 지식을 탐구하는 심화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거나 주입하는 것은 대학 교육의 취지가 아니다. 

대학 수업이 주가 된다면 대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수업내용을 쫓아가기 바쁠 것이다. 


현재 대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보다, 

수업에서 교수로부터 학점을 잘 받기 위한 공부를 하는 실정이다.


어떤 이는 “출석(체크)을 하지 않으면 누가 학교에 오냐?”고 물었다. 

그 질문 자체가 이미 출석 체크를 하러 학교를 다닌다는 말의 방증이며 

어리석은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대학의 취지대로 스스로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출석’이라는 제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환경이 필수적이다. 

수업 중 쉬는 시간이나, 수업을 마친 후 교수를 향해 달려가는 우리들. 


그 목적이 출석 체크가 아닌 학업에 대한 의문과 건설적인 대화로 변화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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