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 나타난 밝은 불빛 하나.
밤낮 구분 없이 하늘에 떠 있었는데, 나는 저 불빛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저 불빛 말이야... 우리한테 오는 것 같지 않아?”
나는 하늘에 떠 있는 불빛을 올려다보며 동료에게 물었다. “저게 도대체 뭘까?”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해.”
내 옆의 동료는 허리를 숙인 채 바구니에 돌을 담고 있었다.
"역시 모범생은 다르네."
"조용히 해."
우리의 일은 돌을 바구니에 가득 담아 지정된 위치에 옮기는 것이었다.
나도 허릴 숙여 돌을 내 바구니에 담았다.
"근데 있잖아..."
"아! 또 뭐."
“저 행성에서 무언가가 날아오고 있는 게 아닐까?”
“뭔 행성?”
“밤마다 보이는 푸른빛 행성 있잖아.”
“거참…. 그럼 저 행성에 생물체가 있다고?”
“그럴 수도 있지! 이 넓은 우주에 생물체가 우리 행성에만 있을까?”
“아, 진짜!! 입 다물고 일이나 해.”
자정이 훌쩍 넘었지만, 하늘에 떠 있는 불빛 때문에 동네는 대낮처럼 환했다.
나는 침대에서 한참을 뒤척이다가 결국 집 밖으로 나갔다.
역시 다른 동료들도 집 밖으로 나와 있었다.
“태양과 다를 바 없는데?”
낮에 함께 일했던 동료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네 말대로 점점 커지고 있어.”
나와 동료는 눈을 찌푸리며 하늘의 불빛을 바라봤다.
불빛은 내 망막 위에서 범위를 점점 퍼트렸다.
“그런데…. 저 불빛 말이야.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지 않아?”
그때였다. 하얀 불빛이 붉게 변하더니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강렬한 붉은 불빛에 눈을 뜰 수 없었고, 처음 겪는 굉음에 고막 대신 머리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불빛은 불길을 휘감은 채 굉음을 내며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나는 벽에 딱 달라붙어 몸을 웅크린 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까. 주위의 밝았던 분위기가 사그라지고, 굉음은 없어졌다.
사실, 굉음이 사라진 건지 아니면 내 청각이 완전히 상실됐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감았던 눈을 조심스레 뜨고 주위를 살폈다.
무너져 내린 집들과 사라진 동료들.
쌓아두었던 돌탑과 그 주변은 쑥대밭이 되어있었다.
나와 1km 떨어진 곳에 우리 집보다 만 배
아니 십억 배는 큰 커다란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기둥 아래에는 접시를 뒤집어 놓은 듯한 받침대 세 개가 있었는데,
그것들이 기둥을 받치고 있는 것 같았다.
'...'
나는 휘청이는 몸을 겨우 진정시키며 간신히 일어났지만,
기둥에서 걸어 나오는 -하얀 몸에 얼굴이 새까만- 커다란 무언가를 보고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직감했다.
우리 행성은 저 커다란 괴물에 의해 끝날 것이란 걸.
괴물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우리 행성으로 한 발짝 내디디며 중얼댔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