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눈

초단편소설

by 현범

지구 탄생까지 24시간 전, 어둠 속에 거대한 원형 테이블만이 홀로 빛나고 있었다. 조물주와 그의 두 수행원은 마지막 생명체, ‘인간’의 설계도를 내려다보았다. 홀로그램에는 이미 34,793종의 생명이 ‘안착 완료’라는 푸른빛으로 표시돼 있었다.

“이제 인간만 남았습니다.” 왼편의 수행원이 조용히 말했다.

조물주는 아무 말 없이 인간 설계도를 응시했다. 눈 둘, 귀 둘, 입 하나, 코 하나. 모든 것이 완벽한 비율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조물주의 미간은 깊게 찌푸려져 있었다. 며칠째 그를 괴롭히던 고민이 있었다. 바로 인간의 ‘눈’ 개수였다.

오른편 수행원이 단호하게 말했다. “조물주시여, '눈'만큼은 세 개여야 합니다. 인간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세 개가 필요합니다.”

그러자 왼편의 수행원이 반박했다. “지금까지 모든 생명체의 눈은 두 개였습니다. 인간에게만 세 개를 주는 것은 우주의 균형에 맞지 않습니다.”

“인간은 고차원적 존재입니다. 다른 생명들과 같은 선상에서 논할 존재가 아닙니다.”

“고차원적이라는 이유로 불공정해져서는 안 됩니다.”

두 수행원의 논쟁이 가열되자, 조물주가 그들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러면 지상에 내려간 모든 생물을 거두어들여 눈을 세 개씩 박아줄까?”

“…그건 조금 곤란합니다.” 끔찍한 광경이 떠오른 듯 수행원들은 말끝을 흐렸다.

생물의 설계도를 수정하는 건 두 수행원의 업무였고, 사실... 인간의 눈이 두 개든 세 개든 지구는 별문제 없이 잘 돌아갈 것이었다. 왼편 수행원이 조물주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시간이 촉박하니, 차라리 세 번째 눈은 숨겨 놓는 건 어떨까요?”

조물주가 흥미롭게 물었다. “숨겨 놓는다? 어디에?”

수행원들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잠시 난감해했다. 그러던 중, 오른편 수행원이 번뜩 떠오른 듯 말했다.
“마음 속은 어떻습니까? 가장 깊고 어두워서 쉽게 찾기 힘들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 속이라... 그것 참, 쉽게 찾지는 못하겠군.”
조물주가 흥미를 보였다. 곧 왼편의 수행원도 그의 아이디어에 힘을 보탰다.

“찾기 어려운 만큼 그 세 번째 눈에 무엇이든 꿰뚫어 보는 힘을 부여하는 것이 어떨까요?”

“흠…” 조물주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이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게 하자.” 그렇게 인간의 세 번째 눈은 결정되었다. 깊고 어두운 인간의 마음속에 숨어, 언젠가 자신을 찾아낼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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