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생활과 노후 준비를 같이

노후 준비에 경제도 중요하지만...

결혼하고 얼마 안 지났을 때

어떤 분이 늦게 결혼한 장점이 뭐냐고 하셔서

"신혼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노후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좋다."

고 웃으면서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그분이 그 말을 듣고 심각한 표정으로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참 말씀하셨다.

나는 그냥 농담으로 한 말에 너무 진지하셔서 속으로 괜히 미안했던 적이 있다.

그래도 나보다 결혼 생활을 오래 하셨고 잘 살고 계시니 무슨 이야기를 하실까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그분의 노후 준비는 경제적인 것에만 초점이 맞춰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 준비를 너무 경제적인 측면에만 맞추는 것 같았다.

경제적인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근데 그 준비는 오래 전부터 해야 하는 거다. 그동안 경제 관념없이 살아온 사람이 "자 이제부터 경제적 노후 준비를 하자",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진지한 자세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 경제적인 게 그렇게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족스런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까지 의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상대의 욕구에 반응하려면 섬세함이 요구된다. 더군다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인정해주어야 한다. 쉽지 않다. 신혼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이 과정을 매일매일 겪고 있다. 

돈 버는 것만큼 어려운 것 아닐까. 

불안에 떨며 경제적인 것을 준비하는 것은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원하는 만큼 돈을 모을 수 있을까...  그럴바에야 관계에 초점을 두고 노후에 옆에 있는 가장 친한 친구 한 명을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때 나는 그분에게 

"노후 준비는 나중에 신경 쓰고 결혼 생활을 충분히 즐겨라." 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