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의 수많은 작가들을 바라본다.
세상에 이렇게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많았다.
브런치스토리라는 세계를 알게된 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수많은 글을 읽었다.
모두 참 잘쓰더라. 깊이 있는 글, 마음을 휘몰아치는 글, 다음 연재가 너무 궁금한 글 등등
각자만이 가진 고유한 세계는 한없이 깊고 넓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누구든지 멋있고 섹시하다.
나 또한 그들을 좇아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쉽지 않다. 미천한 통찰력이 금방 한계를 드러낸다.
몇 줄 쓰다보면 처음 생각했던 주제와 한없이 동떨어져 있다.
회사에서 일할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존감이 낮아지더라. 아마 그간 내가 마음만 먹으면 글 좀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단단히 자만했던 모양이다.
지금껏 몇 개의 단편을 쓰면서 내가 설치한 함정과 미궁에 허우적거리다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처음은 위대했으나 갈수록 미약해지는 내 글들.
거창한 의미를 담은 글을 쓰다가도 괜히 본전만 날리고 위선 떠는게 아닐까 싶어 작성 중이던 글을 통째로 날린 적이 부지기수다.
나에게 조금 더 철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싶은 아쉬움이 생긴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타인을 향한 부러움을 자주 느낀다.
한때는 돈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한 적도 있었고 강한 기품이 보이는 사람을 질투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글 잘 쓰는 사람이 가장 부럽다.
그들의 튼튼한 내면의 뿌리에서부터 뻗어나오는 문장과 문장들은 서로 춤을 추며 하나의 멋진 결말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내 글도 작품이 될 수 있을까? 한없이 작아지는 마음으로 겸손을 배운다.
갓 스무살이 되어 서울로 올라와 4호선 지하철을 기다리던 중 무심코 둘러본 내 시야 속 사람들이 모두 나보다 크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지금도 비슷하다. 우연히 알게된 브런치스토리에서 별 생각없이 클릭, 클릭, 클릭, 클릭하다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글들이 나의 글보다 크더라.
어떤 글은 차갑고 딱딱하게 가슴에 꽂히고 어떤 글은 화려하고 유려하며 즐겁게 흘러간다.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어떤이의 글은 삶의 본질을 되묻게 만들고
벅찬 인생을 살아가는 어떤이의 글은 삶의 목적을 답하게 만든다.
거침없이 글을 써내려가는 모든 자들의 고백은 인생의 희노애락 어느 단계에서도 영롱한 빛을 발한다.
옛날엔 나도 글 좀 쓴다고 칭찬받던 아이였다.
초등학교 2학년때 학교 선생님이 엄마에게 반에서 내가 글을 제일 잘쓴다고 칭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랜기간 수많은 시험을 치고, 스펙을 쌓고, 토익을 따고, 취업을 하고, 승진을 하고, 돈에 쩔쩔매는 현실을 거쳐오며 그 어릴적 팽팽하던 통찰의 힘이 느슨해진 것일까. 더 이상 예전만큼 낯선 글을 쓰기 어렵다.
소재도 부족하고 감성도 없고 논리도 빈약할 뿐이니 이것을 어디에 내놓겠는가!
윤택한 삶만을 추구하며 지혜는 외면해온 과거의 대가일지도 모르겠다.
부족함을 느낀만큼 다시 걸음마부터 시작하려 한다.
내 단점이 한번 꽂힌 것을 너무 빠르고 급하게 실행하다 쉽게 지쳐버린다는 것인데,
작가로서의 삶은 세월이 익어갈수록 풍요로워진다고 하니 아주 늙을때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천천히 천천히 다가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