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신다. 한번 가면 시원하게 일을 보면 좋겠는데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또 가게 되는 것 같다.
허리 통증이 심해 눕고 일어나기를 힘겨워하신다.
마침 본가에서 내 일도 보고 부모님 곁에 있고 싶어 내려갔는데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야 했다.
스스로 일어나고 보행이 어려워지고 대소변 보는 일도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쉽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정형외과에 x-ray와 CT 찍어 보니 요추 1번이 골절되었다고 한다. 젊은 사람 같으면 2개월 정도 안전하게 관리하면 치유될 것 같은데 연세 많은 분들은 시술로 빠른 치료가 되어야 기력회복도 빠르고 다리 힘도 유지될 수 있으니 시술이 해답이라고 권유한다.
비뇨기과에서는 소변줄 착용을 권유해서 곧바로 시행했고 입원하여 척추 시술받기로 했다.
이때까지는 아버지의 정신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대화와 진료 사항을 모두 이해하시고 그렇게 따르기로 했다.
아버지는 90세가 넘도록 입원 같은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없는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입원과 시술을 한다고 하니 정신적 충격과 약간의 두려움과 불안이 느껴지신 것 같다.
입원 후 겨우 하루가 지날 무렵 하시는 말씀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여기가 어디인지 왜 여기에 왔는지를 모르신다.
섬망( 불면증 소변줄 제거 과다행동 등) 증상이 있다는 것이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였다.
2박 3일 입원하여 시술과 치료가 있었지만 오히려 완전한 환자가 되어버렸다.
휠체어에 앉아 퇴원하였고 안방에는 의료용 침대를 임대하여 놓았고 목욕용 의자도 구입하고 양변기에는 팔걸이를 설치하여 불편한 몸이 용이하도록 하였다.
금방 집안이 요양원이 되어 버렸다.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우실까? 보는 우리만이 느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