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먼지와 더불어
누구는 결벽증이 있는 듯 먼지 하나 없는 삶을 산다. 반면 누구는 바지 하나 찾기 위해 서랍을 다 뒤지고, 양말 한 짝을 찾다 방 안을 휘젓는다. 사는 방식도, 성격도 사람마다 참 다르다. 어떤 방식은 이해할 수 있고, 또 어떤 방식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함께 살아야 한다.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다면 친구가 될 수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이해가 부족하고,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어떤 관계도 오래 유지되긴 어렵다. 특히나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라면, 이 ‘다름’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더 절실해진다.
오늘 아침, 햇살이 창문 너머로 스며들자 거실 바닥이 반짝이며 눈에 띈다. 그 순간, 바닥 위에 붙어 있거나 흩어진 먼지들이 마치 시력을 2.0으로 끌어올린 듯 선명하게 드러난다.
청소기를 꺼내 이리저리 밀고 다니며 바닥을 쓸어낸다. 이제야 깨끗해졌구나 싶어 청소기를 제자리에 놓고 돌아섰는데, 다시금 바닥 위엔 먼지 몇 가닥이 나를 비웃듯 남아 있다.
혹시 내가 제대로 밀지 못했나 싶어 다시 청소기를 꺼낸다. 이번에는 더 신중하게, 꼼꼼히 치운다. 그래도 잠시 후 돌아보면 또 다른 먼지가 슬그머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온 걸까, 바람을 따라 흘러든 걸까.
시원한 바람이 좋아 창문을 열어두면 어김없이 먼지가 함께 따라 들어온다. 그렇다고 이 무더위에 창문을 꼭 닫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나는 먼지와 함께 사는 수밖에 없겠구나.
사람도 그렇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완벽히 치워낼 수도 없고, 완전히 닫고 살 수도 없다. 불완전한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때로는 먼지처럼 불쑥 다가오는 불편함까지도 삶의 일부로 품어야 한다는 것.
그저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