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필자나 그대들이나 가지고 싶은 것은 세상에 너무나 많을 거다. 호화로운 아파트일 수도 삐까뻔쩍한 외제차일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인생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뭣도 모르던 애기시절엔 가지고 싶은 것도 없이 '응애응애'라는 단 하나의 언어로 우리들의 부모님에게 '밥 주세요' '기저귀 갈아주세요'라는 뜻밖에 전달하지 못했지만 무언가를 인지할 수 있는 나이인 대충 5살 이후부터 나는 가지고 싶은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번은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고가의 멋진 장난감을 사달라고 부모님께 졸랐다가 결국 돌아오는 것은 부모님의 등 스매싱뿐임을 알아차렸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질 수는 없는 것임을 깨달았다.(그래도 포기는 하지 않았다. 결국 처참히 다 실패로 끝났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그 나이대별로 물질적으로 부럽고 사고 싶은 것들도 참 많았지만 돈으로 되지 않는 것도 많았다.
원래 사람들은 자신에게 콤플렉스가 있으면 그것을 계속 탓하고 자신의 콤플렉스와 반대인 사람을 부러워한다. 나 또한 그랬다. 학창 시절 돼지와 멸치가 난무하던 시대에 나는 당당하게 '멸치'의 포지션을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차라리 돼지였기를 바랄 때도 있었다. 멸치 동지분들은 앞으로 하는 얘기들을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집어넣어도 살이 찌지 않는데 주위 어른들이 "아이고 빼빼 말랐네 ~ 밥 좀 잘 챙겨 먹고 다녀라 ~"라고 오지랖을 떨어댈 때 "밥 당신보다 많이 먹고 다녀요"라고 대꾸하지도 못하는 놈이었다. 그 시절에는 '남자는 어느 정도 체격이 있어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던 때라 애매한 키에 발라먹을 살도 없는 멸치 같은 나는 도저히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었다.(현재도 헬스가 유행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건장한 체격을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했고 돼지들이 가진 살이라도 떼가지고 와 나에게 붙이고 싶었다. 돼지 출신 여러분들은 어이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돈으로 살 수없는 살과 덩치를 가지고 싶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목소리도 먹혀들어가는 발성에 작은 목소리와 말 끝을 흐리는 습관도 가지고 있었다. 깡 마른 데다가 목소리까지 작으니 이건 지나가는 누구라도 무시하기 정말 좋은 놈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쩌렁쩌렁하고 당당한 목소리를 가지고 싶었다. 그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했고 닮고 싶었다.(참 남에게 부러운 게 많은 놈이었다) 나를 처음 만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들으신다면 정신을 차리도록 내 면전에 소리를 질러주기를 바란다. 첫인상에 목소리도 참 중요하다던데 실제로 이런 점들 때문에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도 몇몇 있어왔다. 그런 사람들을 탓할 수가 없었던 것이 나 또한 자신감 없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만나면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레 내 밑으로 깔고 있는 듯한 심리를 가져왔던 것 같아서다.(나쁜 xx) 무조건 큰 목소리가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나는 달라져야 함을 느꼈다. 좋은 집, 좋은 차등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돈을 열심히 벌어 사는 것처럼 나도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그러던 중 언제부턴가 '나'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내 한계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저 이 정도밖에 안 돼요'라고 광고하고 있었던 것임을 알아차렸다. 난 '내 체질이 원래 이런 거야, 난 배 터질 때까지 먹었어'라며 매일 핑계만 대며 자기 합리화만 해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뼈를 갈며 매일매일 운동을 했고 구역질이 나와도 계속해서 목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조금씩 나의 체중과 덩치는 커지기 시작했고 군대 내에서 개최된 몸짱대회에서 대대장 앞에서 포징을 잡고 소리를 질러댄 결과 '미스터 백골 몸짱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비웃어도 좋다. 그래도 기분은 최고였다고) 그 이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 멸치 때 체중에서 약 20kg를 증량했고 근육과 체력 또한 많이 늘었다. 난 어릴 때부터 허약했고 할머니와 부모님은 돈을 써가면서 여러 한약을 먹이며 애를 많이 쓰셨기에 나름 든든해진 지금의 나를 보면서 뿌듯해하셨다. 특전사의 유명한 슬로건인 '안되면 되게 하라' '불가능은 없다'라는 말을 공감하게 되던 때였다. 뭔 살 하나 안 찐다고 이런 유난을 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난 이런 유난을 떨어서라도 바뀌고 싶었고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가지게 된 것도 있었지만 아직 가지지 못해 노력 중인 것들도 많다. 난 분명 해낼 거다. 이때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대들도 가지고 싶은 것이 많을 거다. 필자와 같이 콤플렉스를 이겨내기 위해서 또는 다른 것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가져야만 할 때가 있을 거다. 겨우 이런 사소한 것들을 이겨내고 역사적인 것 마냥 써 내려가고 있는 필자지만 나에게는 큰 역사고 변환점이다. 그대들도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에 맞는 노력을 쏟아보는 게 어떤가. 쉽지만은 않고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별거 아닌 역사를 써보는 것은 어떤가. 이 별거 아닌 놈도 해냈으니 그대들은 충분히 해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대들도 불가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