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치 Mar 02. 2022

일 잘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


 첫 회사에서 입사했을 때 나는 사고뭉치였다. 신입사원의 열정과 패기로 모두를 경악하게 할 사고를 치기도 했고 시키는 일마다 엉뚱하게 처리한다고 취급받으며 골치덩어리였다. 게다가 선배들과 이야기할 때 내 생각을 따박따박 이야기해서 버르장머리가 없는 대학생 취급을 받으며 항상 한숨과 비난을 달고 살았다.



 그런데 정확히 1년 뒤, '회사를 못버티고 그만둘 줄 알았는데 요즘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2년 정도 되었을 때는 클라이언트 임원에게 공식적인 칭찬을 받았다. 덕분에 연말에 팀내 포상을 받았다. 답없던 신입사원은 어떤 방법으로 유능한 사원이 될 수 있었을까?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EBS 지식채널e 에서 소개 되었던 '무능한 직원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상사가 어떤 직원이든 무능하게 만드는 패턴이 있다고 한다.



1. 우연히 직원의 작은 실수를 포착한 상사가 직원의 능력을 의심한다.

2. 직원의 자존심과 업무의욕은 점점 감퇴한다.

3. 상사는 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세부적인 보고를 요청한다.

4. 직원은 점점 업무 의욕을 잃고, 업무성과가 나지 않으며, 상사에게 반항한다.

5. 그 직원은 예의없고 무능한 직원으로 전락한다. (낙인 효과)



 결국 상사가 부하 직원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면, 서로 간 부정적인 피드백이 반복되면서 그 직원은 일못하는 직원이라고 찍히고 실제로도 일을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회사 생활을 하며 느낀 점은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거다. 팀 내에서 이미지가 좋은 사람이 실수를 하면 그냥 넘어가도 쌓아놓은 이미지가 별로인 사람이 실수하면 쉽게 비난 받는다. 이건 모두가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모든 사람을 이미 판단하고 있고 그 판단의 관성을 유지하려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야 뇌가 편해서 아닐까)



 만약 당신이 더 크게 혼나는 쪽이라면? 당장에는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며 상사를 욕하는 것도 좋지만 퇴근길에는 본인의 이미지가 어떤지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나는 신입사원 시절에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마음이 앞서서 잘 모르는 일도 무턱대고 진행하다가 몇번의 실수를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나는 팀내 이미지가 '뭐하나 시켜도 불안해서 눈을 뗄 수 없는 녀석'이 되었고 작은 일 하나도 선배들에게 보고하며 일을 진행했다. 당시 우리팀은 너무 바빴고 선배들도 자기 일이 있다보니 내가 물어보는 내용들을 대충 알려주고는 했다. 그러면 또 물어보는게 어려워서 내 기준대로 업무를 처리하고 ... 사고가 발생하며 선배들과의 관계는 악화되는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위에서 말한 무능한 직원을 만드는 방법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사태의 심각성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당시 나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직속 선배에게 비속어가 섞인 쌍욕을 들었다. 충격을 받았다.(지금 생각해도 너무 심했다...) 무튼 저녁에 숙소에서 눈물젖은 일기를 쓰며, '이런 취급 받으며 회사를 다녀야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밖은 추웠기 때문에... 더 나은 환경으로 이직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살아 남을까?



 일단, 현실을 인정해야했다. 나는 팀내 이미지가 바닥이다. 어차피 더 내려갈 곳은 없으니(오히려 좋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사실 제일 쉬운 방법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회사 사람들은 일 못하는 '웃는 낯'에는 침을 뱉는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는데 일 못하는 사람에게는 적어도 침은 뱉지 않는다. 측은한 눈길만 줄뿐....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1시간 일찍 출근'하기이다. 사실 이건 내 사수였던 선배가 '나 때는~' 을 시전하며 일을 못하면 일찍 출근해서 일에 대해서 공부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시작했다. 오기 반 진심 반으로 일찍 출근해서 업무 파악을 위해 공부하고 메일 읽고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대략 1년정도 지속했던 것 같다.



 몇개월 뒤, 업무 파악보다 더 큰 효과를 봤던 건 다른 사람들에게 '성실', '노력', '근성'의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는 점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사무실에 1등으로 출근해서 앉아 있으면, 그 뒤로 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이 경험이 쌓이면 어느순간에 '쟤는 왜 맨날 일찍 와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 슬쩍 묻곤 한다. 그럼 대략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 업무가 미숙하여 공부 및 업무 파악을 하려고 일찍 나왔습니다' 그 뒤로는 팀장님, 부장님들 커피타임에 '걔는 열심히 하려고는 하네?' 라는 이야기가 돌며 이미지가 조금씩 개선된다.



 물론, '저는 회사에서 돈 주는 만큼만 일하고 워라밸 챙길건데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런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이 방법은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나도 어느정도 업무파악이 되자, 일찍 출근해서 확보한 시간에 개인공부나 평상시 관심있던 책을 읽었다. 덕분에 그 시절에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앞서 말했던 '노력은 하네'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아무튼, 앞서 말했던 '노력은 하네'라는 이미지가 첫 단계다. 이 이미지가 생기면 다들 사람인지라 업무 중 뭔가 질문을 해도 선배들이 최대한 자세히 알려주곤 했다. 그러니 업무에 대한 이해도도 올라가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된 덕에 결과물도 잘 나올 수 있었다. 이제 당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토대가 마련되었다.



 다음 단계는 주요 업무의 현재 상황을 최대한 자주 주변에 공유하라. 각잡고 보고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커피나 밥을 먹을 때, 혹은 같이 퇴근하는 길에 가볍게 이야기를 하라. 선배나 상사는 이런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의견을 물으면 된다. 실제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만한 답을 얻지못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인지'를 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은 해당 주요 업무의 분기별 목표를 달성한 후 '시키지 않았어도' 먼저 결과 보고를 하라.  이 때 중요한 점은 먼저 보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얘가 시키지 않아도 잘하고 있구나'라는 신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루틴한 업무라면 분기별 실적을 수치화해서 보여주면 효율적이다. 프로젝트성 과제라면 진척률과 이슈사항 및 대안을 보고하면 된다. 업무 문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메신저나 메일로 요약해서 보내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평판을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어느 순간, 나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이미지가 된다.

 


  앞서 소개했던 '무능한 직원 만들기'의 반대 내용을 소개하고 이번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반복해 '유능한 직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 상사가 부하직원의 능력과 성장을 믿어준다.

2. 직원의 자존심과 업무의욕은 점점 성장한다.

3. 상사는 직원을 더 인정해주고 코칭해준다.

4. 직원은 점점 의욕이 상승하고 업무 성과를 내며 상사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낸다.

5. 그 직원은 유능한 직원이 된다.



 그런데 보통 1번에서 막히는게 대부분의 직장인이다. 이미 나를 믿지 않는 상사의 마음을 나보고 어쩌란말인가?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움직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버티면서 다 해보자. 이미지라는 것은 오랜 시간동안 가꿔야하는 몸매와 비슷하다. 한 두 번의 쇠질로 좋은 몸매를 가질 수 없는 것 처럼 꾸준히 반복해서 상대방에게 신뢰를 쌓아야한다.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잘해서 이미지 관리를 잘하면 된다... 하지만 그럴 타이밍을 놓친 과거의 나와 처지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응원하고 싶다. 바뀔 수 있다고. 한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긴 호흡으로 꾸준히 이미지를 쌓아나가 유능한 직원이 되는 Step들을 밟아 나가길 바란다.

 



 추가로, 팀에 신입사원이 들어온다면 관리자들은 신입사원들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일을 잘라서 던져주어야한다. 그렇게 조금씩 성공을 체험해서 자신감을 쌓아야 유능한 직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라떼타령을 하면서 본인의 기준으로 쉽다고 생각되는 일을 던져준다는 것이다.



능력있는 관리자는 직원의 역량과 업무의 난이도를 정확히 파악해 일을 부여한다.

유능한 직원도 마찬가지이다. 내 역량과 업무의 난이도를 정확히 파악해 나에게 맞는 일을 맡는다.

그러곤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그러면 직원들이 유능하게 성장할 것이다.

이전 06화 동료의 마음을 '얻는' 4가지 Ti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