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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치 Mar 10. 2022

동료의 마음을 '얻는' 4가지 Tip

 일을 하다보면 개인적 관계에 따라 대응방식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일면식이 없는 사람의 요청이라면 메뉴얼대로 처리하지만, 따로 밥이라도 먹은 사이라면 조금 더 신경써서 일을 처리해주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물론 공정의 기준을 벗어나면 안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는 사람에게 나쁜 사람으로 비치고 싶지 않은' 심리적 요인을 이해하면 업무에 도움이 된다. 그러면 단순히 친해지면 되는 걸까?



 내가 첫 직장에서 처음으로 맡은 업무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다양한 내부/외부 담당자들과 일정을 조율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내가 상대해야하는 사람들은 20년 이상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한 분, 회사 생활 10년 이상의 과장님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 등 다양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대학을 갓졸업한 사고뭉치 신입사원이었고 내 요청이나 말귀가 잘 안먹힌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년정도 지나자 내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리드하고 각 담당자들이 자발적으로 협업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신입사원은 1년이 지나도 신입사원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했을까? 그 당시 나는 업무적으로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동료의 마음을 사는 일'에도 의도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이후 해당 방식이 내 기본 업무 방식이 되었고 그 뒤로도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담당자들과 관계를 구축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우선, 어떤 사람과 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그 비용은 실질적인 '돈'일 수도 있지만 보통은 '내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아깝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동네 친구들처럼 회사 끝나고 같이 놀러다니라는 의미가 아니다. 딱 회사에서만, 적정 수준의 소통을 하면 된다.



아래는 내가 생각하는 업무를 위한 인간 관계 구축의 팁이다.



1. 개인적인 이야기를 기억할 것
 나같은 경우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매일 미팅이 있었기 때문에 담당자들을 매일 만났다. 이 때 회의가 잘 안풀리면 나는 중요 담당자들에게 '커피를 대접하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사내카페에서 커피를 샀다. 그러면서 짧게는 5분, 길게는 20분 정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시간들이 쌓이면 개인적인 유대 관계가 형성된다. 이런식으로 쌓인 유대가 나중에 무언가를 요청할 때 더 나은 결과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 같은 경우 상대방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기억해두는 편인데 필요할 경우 메모까지 한다. 최근에 자동차를 샀다든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든가, 아이가 있다는 것 등을 기억했다가 다음 커피타임에 먼저 물어봐주면 상대방은 매우 기뻐하고 마음을 연다. 특히, 같은 팀원들의 아이들 이름은 왠만하면 외운다. 그리고 지나가면서 '누구누구는 요즘 잘 크나요? 저번에 말했던 감기는 다 나았나요?' 라고 먼저 이야기하면 개인적인 친밀도가 확 올라가기 때문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저 사람이 내 개인적인 이야기도 기억해주고 있구나'라는 인상이 중요하다.



2. 돌려받지 못할 경조사도 챙길 것 

  나는 결혼을 일찍한 편이라, 직장에서 새로 알게 된 동료들에게 결혼 축의금을 낸다면 거의 돌려 받지 못한다. 그러나 가능하면 액수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정말 큰 결정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난 후 그 사람의 마음 속에는 '내 이름 = 내가 낸 액수'가 남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나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매한다고 생각해서 아깝지 않은 만큼 낸다. 오로지 내 행동으로만 그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더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리를 하고 보니 어째 영업 사원이 영업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도 있겠지만 나는 업무 파트너 혹은 동료의 마음을 사는 것이 가장 쉽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커피를 사든 아이스크림을 사든 그 사람들에게 마음을 살 수 있는 행동을 한다. 그러면 일이 더 원활하게 흘러가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성과도 잘 나오고 더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경험적으로 체득했다.



3. 도와줄 수 있다면 도와주라 

 누군가가 따로 연락이 와서 도와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땐 그 쪽도 급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도와주면 사람은 두 종류로 나뉜다. 감사하는 사람, 까먹는 사람. 그럼에도 가능하면 우선 도와주는 게 좋은 이유는 '감사해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내 편이 되어줄테고, '까먹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까먹는 사람이 다시 급한 요청을 한다면 내가 굳이 도와줄 필요가 없다. 이런 사람들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상황에서만 도와주어야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No!'를 못해서 본인의 생산성과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데 이는 나중에 따로 다루겠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급하게 요청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나에게 기준 이상의 호의를 배풀었다면 이거하고 있어야한다. 나도 그 사람의 편이 되어서 업무를 도울 마음가짐을 가져야 그 사람에게 난 '감사하는 사람'이 된다. 내가 다른 사람을 돕는게 당연한 일이 아니듯, 누가 나를 돕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말자.



4.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해야한다.

 보통의 경우, 어떤 결과물이 필요할 때 유관부서에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단순 요청은 딱 요청한 수준의 답변만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미팅을 할 때 '우리가 달성해야하는 목표는 OO인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담당자님 도와주세요'라는 식으로 접근을 한다. 그러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해당 문제를 쉽게 푸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경우 해당 담당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앞서 말한대로, 내가 매일 미팅을 진행하면서 담당자들의 자발적으로 협업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따로 '찾아가서' 논의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각 담당자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도 있고, 한국인 정서상 찾아온 손님(?)은 아무리 바빠도 내쫓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담당자들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면서 방법을 찾다 보면 어떻게든 다음에 취할 행동이 정리가 된다.



 사실 각 담당자 자리까지 찾아가서 부탁하는 게 굉장히 귀찮고 힘든 일이지만, 상대방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화나 메일보다 실제로 편의점 음료수라도 사들고 찾아가서 이야기를 하는게 훨씬 깔끔하고 빨리 정리된다.나같은 경우 한 담당자가 너무 바빠서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고 해서 점심 시간에 맞춰 그 사무실에 들러 사내식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으며 논의한 적도 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찾아가면, 시간이 없다던 사람도 커피 한 잔 할 여유는 생기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동료의 마음을 사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는 '실력으로만' 인정받아야지 왜 업무 외적인 요인들을 강조하냐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그러나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계적인 판단만으로만 회사일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부터 '일만 잘하는' 동료를 돕고 싶은지 생각해보자. 또 나는 동료들에게 '인간적으로' 돕고 싶은 사람인지 아닌지 고민해보자. 만약, 업무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해당 담당자와 따로 커피라도 한 잔 하면 어떨까? (그러기 위해선 코로나 시국이 어서 끝나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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