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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치 Mar 07. 2022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방법

 한국인들은 경쟁에 익숙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경쟁은 힘든 일이다. 남이 달리면 나도 눈치를 보며 뛰게되는게 현대 사회이다. 게다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을 뽑아서 돌리는(?) 회사 업무는 더더욱 경쟁이 빡세다. 적어도 '다른 사람만큼'은 일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보통 인사고과는 조직 내에서 상대 평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자들도 연말이 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점수를 매길까?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피터 틸의 [제로투원(Zero to One)]을 소개하고 싶다. 실리콘벨리의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창업가인 피터틸은 이 책에서 경쟁하지 말라고 한다. 작은 분야에서 '독점'을 해서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빠르게 성장을 하라고 조언한다. 이미 경쟁자가 있는 시장에 들어가면 경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피해를 감수한 프로모션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경쟁자가 없다면 모든 자원을 '성장'에 집중할 수 있고 작은 시장일지라도 그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다면 이후에 확장해나가는 것이 더 쉽다.



 나는 회사 생활에서도 '경쟁을 피하기 위한 독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다른 구성원들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면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유일한 업무를 맡는다면? 나 자신만 잘하면 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비교를 받는 위치에 놓일 일도 없어진다. 



 보통 회사 내에서 누군가 별도로 혼자 맡게되는 일은 '일회성 프로젝트성 업무' 이거나 '누구도 맡고 싶지 않은 업무'인 경우가 많다. 나같은 경우 '프로젝트성 업무이며 누구도 맡고 싶지 않은' 업무를 맡은 적이 몇 번 있는데 나름의 장점이 있었다.




1. 업무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 내가 정하는 업무 방식이 곧 규칙이 된다. 완전 새로운 프로젝트의 경우 처음에는 가이드가 없어 막막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찾아보면 팀내/외에 비슷한 레퍼런스가 있기 마련이다. 그 레퍼런스를 기준으로 일단 시작하면 업무 진행 간에 업무 방식을 최적화하면 된다. 그러면 내 입맛에 맞춘 업무 방식으로 일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일을 하면서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세팅이 쉽자는 말이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업무 자율성은 가장 기본적인 동기부여의 요소이다. 내가 이 업무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업무 몰입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일할 수 있다. 반대로 자율성이 없는 일은 흥미를 느끼기 쉽고 금방 지치게 된다. 그래서 입사 지원서 질문에 항상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자기주도적으로' 성과를 낸 경험을 쓰라고 하는 것이다. 자기주도적인 사람은 반복적인 업무일지라도 거기서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자율적인 부분을 찾아 개선시키기 때문이다.



2. 개인의 성장에 투자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 앞서 말한대로 '독점'하게 된다면 경쟁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팀 내에도 전문가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내용에 대해 외부 교육 등을 지원받기에 용이하다. 혹, 팀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별도의 교육 지원이 어렵다할지라도 '본인의 배움과 성장이 필수적인 환경'에 놓이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게 된다. 여러권의 책을 읽든 저렴한 클래스 101 강의를 듣든지 말이다.   


 나 같은 경우, 팀내에서 갑자기 IT프로젝트를 맡게된 적이 있었다. 대략 15억이 넘는 조직 기준으로 매우 큰 프로젝트였는데, 문제는 내가 관련 배경지식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채우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내/외교육을 신청해서 들었다. 하다 욕심이 생겨 사비로 다른 코스까지 들었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다. 사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빡셌지만 지나고보니 '15억 규모의 웹 및 앱 서비스 구축'이라는 이력서에 적을만한 내용이 남게되었다. (내가 맡게 된 이유는 팀원 모두 IT관련 지식이 전무한데 누군가는 해야했고, 나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자원했다.)


게다가,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나서 연말 인사고과에서 최고점을 받고 팀내 인센티브 1등을 했다.



3. 숫자가 아닌 마음으로 인정받기 쉽다

 - 앞서 말한대로 회사 내에서 '독점'을 할 수 있는 일들은 보통 남이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첫 직장에서 하던 일도 조직에 막내가 들어오면 시키는 일었는데, 수작업으로 집계해야하는 일이 많고 커리어적으로도 크게 도움이 안된다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프로세스의 마지막 부분을 챙기는 일이라 잘해야 본전이라는 소리를 듣는 업무였다.


 한 1년 반 정도가 지나고 당시 우리팀에 후배가 들어왔는데 당시 관리자들과 선배는 막내가 들어왔으니 해당 업무를 넘겨도 된다고 했다. 나는 한번만 더 하면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1년만 더 해보고 싶다고 했다. 다들 깜짝 놀랐다. 내가 그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1년동안 일을 제법 잘 처리했다. 업무가 어느정도 익숙하다보니 내 나름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고 '자율성' 덕분에 여전히 몸이 힘들었음에도 나름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고객들이나 주변 유관 부서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내부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올해의 우수사원상도 수상하게 된다. 그 이유는 내가 수치적으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 아니다. 당시 우리팀에서 다른 선배들도 다같이 고생하고 빡세게 일했기 때문에 계획대비 실적은 모두 비슷했다. 다만, 나같은 경우 다들 꺼려하는 일을 손들고 자원해서 맡았기 때문에 정성평가에서 추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내 커리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게 된다. 특히 주변의 선배나 동료들을 보며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기웃기리기도 한다. 또는 지금하고 있는 일이 안 맞는 것 같아서 도망치듯이 다른 일을 찾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단 독점하자. 그리고 주어진 일을 장악하고 성과를 보이면 거기서 다른 길들이 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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