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밤의 온기

사진 한 장

by 이안


어둠이 바다를 덮어도,

세상은 그렇게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는다.


빛은 늘,

사람의 마음처럼

작은 틈에서 피어난다.


누군가의 걸음 끝에서,

또 누군가의 눈길 끝에서.


이 사진을 바라본 순간,

나는 그 자리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조용한 밤바다.

바람은 말을 삼키고,

물결은 도시의

불빛을 조용히 끌어안는다.


고요한데,

쓸쓸하지 않다.

어두운데,

외롭지 않다.


그건 아마도

이 장면을 담아 보낸

사람의 마음 때문일까.


“괜찮아?”라는 말 대신

이야기 없이, 다정하게

빛나는 이 풍경을 건네주었다.


그 따뜻한 마음이

사진 끝에 묻어 있었고,

나는 그 따뜻함에

잠시 기댈 수 있었다.


말 한마디 없는데,

마음이 전해졌다.


그게 더 깊었고, 더 선명했다.


세상엔 말로 다 닿지 않는

마음들이 있다.


오늘 이 밤,

나는 그걸 사진 한 장에서 배운다.


누군가의 조용한 위로는,

때로 가장 진하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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