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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란 Oct 26. 2021

황태포

                                    황태포

  

부엌 싱크대 위에

엎드려 있다

버썩 마른 누리끼리한 피부

등에는 검버섯이 그물처럼 깔렸다    

 

차디찬 바닷물에서

상선약수의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일까

무욕(無慾)의 눈에 심연을 담고

입꼬리를 들어 올려 호쾌하게 웃는다


곡선으로 유영하던

바람과 햇살로 다비식을 치른 몸

유골이 발려져도 대쪽같이 꼬장꼬장하다     


짭짤한 눈물마저 말라붙은

햇살 한 움큼 머금은 노란 속살     


모유 같은 뽀얀 국물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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