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를 찾아서 다시...

- 사고 여행지 북마케도니아

by 준 원 규 수





동유럽 사고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북마케도니아.


하지만 북마케도니아를 가는 여행객이 많지는 않은지, 블로거들이 올린 여행기는 쉽게 볼 수 있지만 가볼만한 곳이나 사진 같은 것이 정리되어 제공되는 정보 페이지가 올라오지 않았다.

스크린샷 2025-12-16 121431.png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이런 기본 정보를 시작으로 사고 여행의 준비가 시작된다.

그래도 여행을 다녀온 블로거들의 여행기에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소는 '오흐리드'였다.

하지만 여행지에 대한 정보보다 더 큰 수확이 있었는데 이 사고 여행에 대한 글을 쓰며 내가 잊고 있던 것을 찾게 되었다는 것.



처음에는 무척 설레며 자료를 찾고, 사진을 모으고, 그 안에 있는 나를 상상하며 정말 즐겁게 쓰던 이 사고 여행기가 어느 순간부터 무척 힘들게 느껴졌다.

여행지에 있는 나를 상상하는 게 힘들어질수록 연재에 올릴 글이 걱정이 되었고, 신나고 즐거워도 첨부할 사진을 구할 수 없으면 마음이 시들해졌다.

마치 예전 여행 사진을 들여다봐도 ‘여기 좋았지’밖에 생각이 안 나는 것처럼.

그 여행지를 추억한다는 것은 그곳의 공기, 분위기, 바람, 햇살, 사람들의 목소리, 날씨 그리고 그것들을 받아들인 내 마음…….


일정에 급급하거나 혹은 인플루언서라고 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볼거리를 보러가면 내 마음보다 ‘봤다’에 만족하거나 집착해서 마음에 담지를 못하게 된다. 사진은 남았지만 거기에 담긴 것들이 빈약해서 뚜렷한 인상이 남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사고 여행에서도 브런치에 올릴 내용만 남고, 마음이 따라가지 않고 있었다. 실제 여행을 가도 하루에 두 곳 내지 세 곳만 돌아보는 내 여행 속도에 비해 너무 많은 곳들을, 연재할 내용을 중심으로 빨리 움직이고 있었다.

정중동의 내 속도가 흐트러지니 마음과 생각이 제일 중요한 사고 여행이 순탄치 않을 수밖에.


그것을 깨닫게 해준 블로거의 여행기에는 오흐리드 호수 주변을 아침마다 런닝한 이야기가 나온다. 비가 오는 날에는 숙소에서 머물며 창가에 앉아 책을 읽거나 창 밖을 보며 마을의 정취를 느끼는 블로거의 여행기에서 나는 비로소 내 여행의 속도를 다시 되찾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흐리드'의 사고 여행은 다시 좀 천천히 즐길까 한다.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는 '오흐리드'는 10.11세기 마케도니아의 수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오흐리드 호수 주변으로 여러 문화유산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마케도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고, 이스탄불을 거치더라도 오흐리드로 바로 가는 노선은 없으므로 우선 마케도니아의 수도인 스코페를 거쳐 버스로 3시간 거리인 오흐리드로 들어가게 될 것 같다.

비행 시간에 따라 스코페에서 바로 오흐리드로 출발할 수도, 스코페에서 하루 정도 머물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우선은 새벽 비행기를 타고 마케도니아에 도착, 스코페에서 바로 오흐리드로 출발하는 버스를 탄다는 혼자만의 시나리오로 움직여 본다.


이렇게 움직인다면 오흐리드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홉시는 넘겨 느즈막이 일어나면 그라데이션 하늘빛이 아름답다는 호수의 해돋이를 놓친 걸 무척이나 안타까워할 것이다. 하지만 '내일 보지 뭐'이러면서 배를 채울 무언가를 찾겠지. 숙소에 도착하기 전 마켓에 들러 미리 먹거리를 사다놨을 확률이 높기는 하다. 아침을 못 먹으면 하루 종일 기운 없는 나니까.



동유럽의 나라들을 찾아보면서 진짜 여행을 가게 되면 호텔이 아닌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해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오흐리드 역시 마찬가지로, 현지인의 숙소를 이용한 블로거들의 평이 좋았다. 그 동네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이 제일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런 곳들을 찾아서 예약했을 확률이 높다. 또, 야채시장에서 먹거리를 사서 저녁은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도 있겠다.

동유럽 나라들마다 과일이나 채소가 맛있었다는 평들이 많아 나 역시 경험해 보고 싶었으므로.


그렇게 배가 채워지고 몸이 깨어나면 기운을 차리고 호수로 나가보겠지. 여름에는 수영이나 잠수도 가능하다지만 물과 친하지 않고, 성수기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여름에 그곳에 갈 것 같지는 않다. 보트 투어룰 할 수 있는 시기에 갔다면 남은 오전 시간은 보트 위에서 호수를 감상할지도 모르겠다.

호수에서 배를 탄 건 스위스의 루체른에서가 유일해서 신나서 비교하며 이것저것 보고,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겠지.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와 준다면 더 기분이 좋을 거고 햇살이 따갑다면 선크림 생각을 하게 될거다.


그렇게 오후 시간을 맞이하면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하며 보트 투어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하고

카페인이 채워준 에너지로 '성 요한 교회'를 향해 자리에서 일어설 것이다.

가는 길에 상점이 보인다면 주점부리를 위해 초콜렛이나 과자를 사겠지.

마케도니아 과자 맛이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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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 여행의 랜드마크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직접 가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울 것 같다.

밖으로 돌출된 작은 창문이 특색이라는 불가리아식 건축이 아닌 유럽식 건물이라기에는 독특한 구조와 돔 아닌 듯 돔이 올라간 지붕, 회색과 붉은 색이 적절히 섞인 그 아름다움에 연신 감탄할지도.

14세기에 건축된, 직사각형의 기단을 가지도 있는 이 건축물은 재건 과정에서 많은 프레스코화가 발굴되었다고 하니 시간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내부를 바라보며 더 많은 감동을 얻게 될수도 있을 것 같다.


그곳에서 볼 수 있는 오흐리드의 전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것 같다.


교회로 오르는 길이 외지거나 무섭지 않다면 그곳에서 지는 해를 볼 때까지 머무를지도 모르겠다. 바람이나 해의 이동에 따라 달라지는 윤슬을 보는 게 좀 심심해진다 싶으면 호숫가로 내려올 수도 있고.


오흐리드 호수-@-lazzaro.jpg 출처 - hotelworld.com

해지기를 기다리다 하나 둘 불이 켜지는 동네 모습에서 낮과는 다른 얼굴의 오흐리드를 만나고 내일 아침에는 꼭 해돋이를 봐야지, 다짐하며 숙소로 돌아갈 거다.


그리고 조금은 습해지는 바람에 비가 오면 어떡하나, 걱정을 할지도...

여행 중 내내 맑기만 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009b8874f00f077da0329780b632ef217f7af93d0e970ec57d708d934ad1c344.jpg 출처 - get your guid
181e393a7f16b4cbcbe12b72f86fddb3930bc45d90358949dda2856ebeff8395.jpg 출처-get your g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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