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9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강의실 밖 복도에서 청강하는 듯

- "틀리지 않는 법" 2장 추론 - 을 읽고

by 준 원 규 수 Mar 02. 2025
아래로


음... 힘들다.

정말 브런치 연재를 빌지 않았다면 다시 책장을 덮었을 것 같다.

어떻게든 약속을 걸어 놓았으니 지키기는 해야겠지만

자꾸 멍해지는 머리와 빗나가는 초점을 다잡으며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읽을 때를 떠올렸다. 

그 때도 읽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 

'참아! 버텨! 읽기는 했다고 잘난 척 할 수 있어!'

그렇게 다 읽었더랬다.

이번에도 결국 다 읽어 버리고 말리라!!!


2장의 소제목은 '추론'.

그래서인지 논리학과 심리학 부분까지 왔다갔다하며

수학적 증명의 과정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구양성서의 앞부분인 '토라'에서 등거리 문자열을 활용하여 <예언>을 확인하는 문제에서부터

신의 존재 가능성을 증명하기까지의 베이즈 추론까지 설명했다.

읽다가 정말 반가웠던 부분은 여기였는데

가장 친절한 설명!!!가장 친절한 설명!!!

140페이지 가까이 넘어가는 동안 저런 친절은 저 한번이었다! ㅋㅋㅋ


구약성서의 앞부분인 토라에서 문자 수열을 활용한 '예언 찾기'와 그 수열의 함정

귀무가설과 귀무가설의 설정 조건

유의성 검정 기법의 의미와 규류법 등 새롭게 들은 설명들부터

이미 알고 있던 개념들에 대해서도 아, 저렇게 설며할 수 있구나 싶은 부분들도 있었다.

자연수는 동물들도 이해하는 '원시적 개념'이라거나 분수는 '무언가의 일부'같은 표현들은

응, 정말 그렇네! 싶었다.


또, 앞부분의 어려운 수학 이야기들을 읽어 나가다보면

뒤쪽에 나오는 알고리즘의 문제나 신은 존재하는가의 이야기들은 점점 재미있게 느껴졌다.

우리 조단 앨렌버그  교수님의 대중을 위한 수학 특강에서 소외되어 있다가

이제는 그 강의실 앞 복도까지는 어떻게 어찌어찌 들어간 기분이기도 했다.


간단한 그림과 그에 반비례하는 설명간단한 그림과 그에 반비례하는 설명


알고리즘을 이용해 페이스북 사용자 중 테러리스트를 찾아낼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는

특히 재미있었다. 

 단순한 듯 복잡한 저 상자 그림의 설명은 결국 이 부분을 위해서였는데

저 상자를 보며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두 가지라는 것.


질문 1 : 어떤 사람이 테러리스트가 아닐 때, 그가 페이스북 위험자 명단에 오를 확률은 얼마일까?

질문 2 : 어떤 사람이 페이스북 명단에 올랐을 때, 그가 테러리스트가 아닐 확률은 얼마일까?


이 질문은 <귀무가설(아무 영향도 안 미치는 가설)이 옳을 때, 관찰된 실험 결과가 발생할 확률>과 <특정 실험 결과를 관찰했을 때, 귀무가설이 옳을 확률>을 묻는 것인데 우리가 정말 알아야하는 것은 두 번째 질문이며, 두 번째 질문에 대한 값을 첫 번째로 착각할 때 우리는 정말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된다고 한다.


또 하나는 신의 존재에 대해 베이즈의 정리를 이용한 증명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우리는 복잡한 이론보다는 단순한 이론을, 완전히 새로운 현상을 가정하는 이론보다는

우리가 이미 아는 현상에 관한 비유에 의존하는 이론을 선호하는 편이다.


라는 부분에서는 신념과 확신에 대해 이야기했던 도서 <우리는 옳고 그들은 틀리다>의 내용이 생각나기도 했다.

<심스SIMS>가설도 흥미로웠는데, 우리가 실제로는 인간이 아니고 다른 인간들이 만든 초강력 컴퓨터 속에 돌아가는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란다. 우리 은하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면 뉴런 신경과 닮아 있어 우리 모두 거대한 거인의 뇌세포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과학자들이 이런 가설들을 논증으로 참과 거짓을 판단을 내린다니....

단순히 그럴 리 없다,는 상식에 기댄 판단보다는 더 명쾌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수학적 논리'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낮은 가능성으로 귀결하여 증명하기'에서는 

<발생 확률이 대단히 낮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불가능한 일과 확률이 낮은 일은 절대 동의어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복권 당첨 번호가 나올 확률은 어떤 조합이건 모두 같은 확률이지만

그 번호가 연속 같은 주에 나오는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며

복권 당첨 조작설을 제기한다고

우리가 자주 겪는 논리의 오류를 짚어 주었다.

경우의 수가 많을 수록 '낮은 가능성'은 실현될 확률이 높다는 것도 설명을 읽다보니

쉽게 납득이 갔는데

현실에서는 나 역시 '낮은 가능성'을 내 마음대로

'에이, 그럴 리가'의 근거로 사용하는 오류를 많이 일으키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래, 늘 확률과 비례식을 가지고

여러 추론을 하며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수학적 검증을 거치면

추론이란 쉽지 않고, 옳기도 쉽지 않은 거였구나...

싶었다.



이제 책의 반...

 내, 다음 주는 꼭 

교수님 대중 특강 교실 문이라도 열고 만다!!

진짜!!

서류함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인용한 만화라는데...증거 왜곡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는 일부분.. 서류함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인용한 만화라는데...증거 왜곡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는 일부분.. 


일요일 연재
이전 07화 작가님의 '대중'에 속하고 싶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