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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Sep 29. 2022

부름

가열차게 귀찮아 하리다.

만사가 귀찮다.


다행이다.

기회가 왔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손가락 하나 까닥할 기운도 없고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 해' 머리속의 명령에 점점 커지는 죄책감은 외면하는,


만사가 귀찮은


지금이!


기회다.


과연,

지금 내가 걷는 이 길목에서

무엇이 나를 마중나와 내 두 다리를 뛰게 할 것인가?

무엇이 나를 이 '만사가 귀찮은' 지경에서 이탈시킬 것인가?

무엇이 나의 에너지와 능력을 가져가려고 숨어있는 것인가?

무엇이 나를 '귀찮기는커녕 하고 싶어 미치는' 그 곳으로 데려갈 것인가?


그림자도 보이지 마라.

그 '무엇이' 무엇인지 나도 궁금하다.

'만사가 귀찮은' 시간 덕에 네 정체가 드러나리라.


이 귀찮은 값진 시간

가열차게 귀찮아하리다

날 마중나오려 숨어 있는 그 녀석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위해!

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리다.

더 지독하게 귀찮아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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