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작가로 33개월이 됐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썼습니다.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켜왔구요.
이 모든 과정을 매달 19일 [브런치성장일지]를 기록하며 저의 브런치 역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놀자]는 저의 글벗이자 새벽독서의 동반자, 근아작가와 함께 씁니다. 저의 지난 33개월, 근아작가의 지난 18개월. 꽁냥꽁냥 브런치에서 함께 놀며 스스로를 키우고 글로 벗을 만들고 세상으로 한발 나아간 이야기들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1편. 브런치 작가 30개월의 소회, 근아작가와의 작당
3편. 정체없는 구독자 증가의 key, 브런치북 기.획.
4편. 구독자 정체를 구독자 점프로
5편. 브런치에서 인문학에세이를 쓰기 위해 훈련한 방법6
6편. 브런치글쓰기의 설득력, 가독성을 높이는 '인용'
오늘은 '브런치에서 지금까지 결코 하지 않은 3가지'에 대해 제 경험을 풀어볼까 합니다.
저는 맞구독을 요청하거나 덧글을 종용하거나 응원을 부탁하는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나를 응원하지도 않구요. 가끔 제게 '맞구독해 주세요.' 라고 덧글을 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구독의 여부는 제가 판단하여 구독하려 합니다. 더 진솔하게 말씀드리면 수(數)를 늘이기 위한 술(術)을 쓰지는 않겠다는 의미랍니다. 그저 브런치에서는 '글'로 소통하고 싶습니다. '글'로 인정받고 싶고 '글'로 존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도 그럴 것이기에 저는 타인의 글에서 아이디어를 훔치지는 않습니다. 책에서 발췌한 것은 인용하면서 왜 브런치의 다른 작가의 좋은 글은 거저 가져다쓰는지... 서로의 정신적 산물을 귀하게 여기고 보호해주는 문화는 브런치 작가들 스스로가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지켜야지요... 조사나 비슷한 단어로 조합하면 굳이 인용이나 발췌를 넣지 않아도 되지만 모방과 표절은 미묘한 차이에 의해 작가의 정신에 가해를 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양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면 안 하는 것이 옳다고 여깁니다.
사실, 얼마전 출간한 [엄마의 유산]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엄마', '유산'이라는 단어는 저만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엄마의 유산'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건... 글쎄... 저라면 그렇게 했을까? 싶었습니다. 당시 [엄마의 유산]은 출간준비중이라고까지 표기했었는데 말입니다. 저작권이 없어도 사용할 때는 양해를 구하거나... 또 얼마 전 '이상이 비상이 되는' 글을 썼는데 '이상'과 '비상'을 저만 쓰는 단어는 아니지만 '이상을 비상으로 연결짓는 논리'가 우연히 제가 글을 쓴 며칠 후 우루루 등장하는 것은 우연치고는... 여하튼 딱히 정량적인 잣대를 댈 수는 없지만... 뉘앙스... 느낌... 이 그리 여겨질 때엔 뭔가 도둑맞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글을 쓰고 눈 치켜뜨며 찾는 것은 아니나
가끔 제 글을 검색하면서 함께 뜬 글들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을 때가 많습니다.
여하튼 신경쓰지 않고 그저 글 하나 진심다해 쓰려 합니다.
제가 막을 수 없으니까요.
저의 저작을 저 스스로 지키는 유일한 길은
꾸준히 저.만.의 글을 써서
제가 '글'로서 힘을 갖는 것밖에는 없으니까요...
저의 경우엔 책인용은 다들 아시다시피 깐깐하게 주석으로 표기하는 편이지만 제목만 제가 차용할 때도 있고 또 굳이 꼭 인용을 넣지 않아도 되지만 내가 알아낸 것이 아니라 다른 작가를 통해 쉽게 얻은 정보나 내용이라면 감사의 표시로라도 꼭 그 작가의 글에서 배웠다고 표기를 합니다. 그 작가가 그 '앎'을 위해 공들인 정성에 대한 사례이자 예의이니까요.
양심은 신탁(주1)이랍니다.
신의 부탁.
학문이나 예술분야에서 당연히 서로가 지켜줘야 할 위험하고 안전한 경계가 '저작'인 듯 합니다. 아무리 브런치가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아마츄어의 공간이라 할지라도 '정신'을 담는 '글'을 쓰는 작가라면 자신의 정신과 타인의 정신을 서로 지켜줘야 할 암묵적 의무는 존재한다고 여깁니다. 이 의무의 기준은 철저히 양심에 있구요. 몰라서 저지르는 잘못이 혹여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알면서는 그러지 않으려구요...
다른 작가들로 인해 속상한 적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화가 나지는 않습니다.
제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 그럼 됐지 싶습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싶습니다.
그냥 나나 잘하자 싶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분이시니 감사의 마음을 더 보내드리려 합니다...
저는 글의 아래에 언제 발행하겠다는 약속을 꼭 넣습니다. 제 모든 글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기분이, 제 상황이, 또 어떤 이유가 글을 쓰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켰습니다. 타협하지 않은 것이죠. 남들은 회사 출근을 30년씩이나 매일 하는데 글로 삶을 꾸려나가고자 한다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다행히 양치질을 수십년 해온 저는 뭔가를 반복하는 것을 이미 할 수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매일 하다 보니 저를 타협하면 안되는 이유들이 생겨났습니다.
단 1분의 독자께서 제 글로 저와 서로 정신을 공유하길 원하시더라구요.
단 1분의 독자께서 제 글을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단 1분의 독자께서 덧글로 감동을 주시더라구요.
또. 어떤 누구는 '네가 하나 보자'하고 벼르고도 계실지도 모르구요..ㅎㅎㅎ
그래서
그냥 단순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어느 순간, 어떤 자리에서도
'나는 이렇게 지켜왔어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내가 되는 것!
요것만 지키자 했습니다.
글에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니까요...
보이지 않는 신뢰를 그래도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매일 쓰는 행위를 혹 타협할 지 모르는 나약한 저를 지켜야 하니까요...
어쩌면.
모든 글의 아래에 적는 발행요일과 시간은 독자보다 저 자신에게 강요하는 의무일 수도 있겠네요.
신독(愼獨, 주2). 제가 참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두 글자입니다.
제가 따르는 원리 가운데 하나가 '앎을 삶으로'입니다.
신독을 아는데(앎)... 안 따를 수가(삶) 없네요...
보시다시피
모든 글의 아래에 위와 같은 발행요일과 시간을 명시해두고 공개해버리니 전 안 쓸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표기하지 마!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천만에요!
무슨 일을 시작하는데 꼼수부터, 빠져나갈 구멍부터 챙기는 비굴함은 제게 없습니다.
게다가
전 잘 쓰고 싶고
또 제 소통방식인 '글'이 저를 통해 세상에 나가야 할 명분도 있는 것 같고
또 매일 글을 쓰는 제가 좀 있어 보이기도 하고
또 지금 중년, 노년으로 흘러가는 길에 '글'만한 것이 없는 것도 같고
또 '글'로 먹고 살자고. 나를 토닥였기에 내 인생 책임도 지고 증명도 해야 하고
또 뒤따르는 후배들에게 증거도 되어야 하고
또 뱉은 말 유야무야하며 뒤통수 근질거리는 것도 싫고
또 안쓰면 뭐할건데? ㅎㅎㅎ 그러게.. '쓰기'가 없으면 딱히 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또 읽고. 쓰고. 토론으로 나누는 이 쾌락의 진가를 이미 알아 버렸으니...
전 자율적인 구속으로 저를 강제하는 제가 참으로 좋습니다.
주1> 아미엘일기, 아미엘, 범우사
주2> 신독 :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道理)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삼감(네이버사전 발췌)
https://cafe.naver.com/joowonw
[지담연재]
월 5:00a.m. [인문학라이브, 삶을 묻다]
화 5:00a.m. [엄마의 유산]
수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목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금 5:00a.m. [AI가 묻고 내가 답하]
토 5:00a.m. [브런치에서 놀자]
일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